[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파울루 벤투 남자 A대표팀 감독은 북한 원정이라는 부담스런 상황에 대해 “그저 축구 경기일 뿐”이라는 태도를 견지했다.

벤투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10월 A매치 소집병단 25명을 발표했다. 10월 7일에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소집된 선수들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 두 경기를 치른다. 9일 화성으로 이동해 10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스리랑카와 경기한다. 15일 오후 5시 30분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 원정 경기를 갖는다.

벤투 감독은 명단발표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 선수 소집의 이유와 활용방안에 대해 답했다. 또한 평양 원정이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지만,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 이재익 선발 이유는

과거 기자회견에서도 대표팀 선발 기준은 여러 번 말씀드렸다. 이재익은 기본적으로 청소년대표팀, 특히 U20 월드컵 활약을 지켜봤다. 또한 현재 소속팀인 카타르 알라이얀에서의 활약, 과거 강원FC에서의 모습까지 모두 체크했다. 이 시기에 이재익이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을 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기존에 소집해 온 센터백 4명에 이재익을 추가 발탁했다. 얼마나 경쟁력을 보일지 지켜보려 한다. 물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발탁했다고 해서 출장기회를 잡을지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쟁력이 있기에 발탁하게 됐다.

 

- 북한 원정은 일정, 인조잔디, 일방적 응원 등 변수가 많은데

아시다시피 북한전에 앞서 경기가 하나 더(스리랑카) 있다. 그 경기부터 잘 치러야 한다. 일단 스리랑카전을 잘 치러야 두 번째 경기가 오는 것이다.

이동 등 모든 변수에 대해 행정 파트에서 모든 안을 다 마련해뒀다. 현지 적응 등 모든 부분에 대해 대처방안을 갖고 있다. 첫 경기를 잘 치르면서 두 번째 경기 대비에 대해 마련해놓은 방안 중 무엇이 최선인지 여러가지를 확인 후 결정하겠다.

관중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선수라면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하길 원한다. 관중은 선수들을 보러 오는 것이다. 그것이 오히려 선수들에게 더 동기부여가 되고 더 좋은 모습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 남태희가 복귀하는 동시에 김보경이 빠졌는데

어느 선수를 다른 선수로 교체하지 않는다는 걸 말해드리고 싶다. 어떤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 가장 적합한지 고려하는 것일 뿐, 남태희가 김보경 대신 들어왔다는 개념이 아니다. 항상 선수명단을 작성할 때는 당시 상황만 고려한다.

 

-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이번 상대 전력 분석은?

항상 지난 경기보다 나은 경기를 추구한다. 투르크메니스탄전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전반 30분 동안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이후에는 그러지 못했다. 그건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고 본다. 전반 30분 이후 내가 포메이션을 바꿨다. 원톱이었던 팀을 투톱으로 바꿨다. 그 시점부터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후반전에는 몇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경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갔다. 아쉬웠던 점은 전반 30분만큼의 날카로움이 있진 않았다. 전반 30분 동안 잘 했을 때 추가득점이 나왔다면 더 잘 풀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점도 보완하겠다.

북한뿐 아니라 스리랑카도 분석을 하고 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스리랑카와 북한은 다른 팀이다. 중요한 건 두 팀의 전력뿐 아니라, 우리 팀을 상대할 때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일단 첫 경기 잘 마무리 짓고 북한전도 잘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

 

- 이강인이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다른 K리거, 유럽파를 지켜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거리가 멀기 때문에 주로 TV 중계로 활약상을 지켜보고 있다. 이강인의 능력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상당히 기술이 좋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당연히 보완할 점도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본인의 기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한편으로는 아시다시피 수비력 등 보완할 점도 있다. 이런 점은 대표팀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한층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번에 얼마나 기회를 얻고 출전할지는 차차 생각하고 검토하겠다. 출전ㅊ시 포지션 역시 소집 이후 생각해 보고 정할 것이다.

 

- 황인범이 계속 발탁되고 있는데 어떤 장점을 주로 보는지?

황인범이 발탁되는 이유와 장점은 내가 볼 때 너무 명확하고 너무 많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정도다. 굳이 말하자면, 이 선수는 전천후 미드필더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미드필더로서 모든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기의 각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이해하고 있다. 공격 전환시, 수비 전환시 등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각 순간마다 자기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져 있고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본인이 잘 이해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 포지션마다, 전술적인 변화를 줄 때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심지어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그렇다고 해서 황인범이 매번 출장기회를 보장받는 건 아니다. 특히나 황인범이 뛰는 미드필드는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 평양에서 경기하는 건 한국인들에게 매우 특별한 일인데 알고 있는지, 어떤 느낌이 드는지?

감독으로서 내 역할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게 돕는 것이다.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에 집중하도록 늘 준비해 왔다. 이번에도 두 경기를 앞두고 어떻게 팀을 준비해야 할지, 그것만 연구한다.

한편으로 나는 외국인이지만 한국 사람들이 이 경기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며 이해하려 노력 중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경기에 집중해 승점을 따오는 것이다. 매 경기마다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변수, 상황이 있는데 그 중에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있고 통재가 불가능한 것도 있다. 통제 불가능한 건 너무 스트레스 받아봤자 변하는 게 없다. 그보다는 통제 가능하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주목하고 경기에 집중하려 한다.

 

- 남태희 발탁이 불러올 효과는? 또한 황의조의 활용법은?

남태희가 큰 부상으로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한 게 아쉽다. 특히 지난 1월 아시안컵은 아직도 안타깝다. 남태희는 기술이 출중하다. 특히 중앙에서, 공격수 바로 아래 섀도 스트라이커로서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다. 포메이션 변화를 줘서 4-3-3으로 경기할 때도 중앙 미드필더로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때로는 프리롤을 줘서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몰고 들어오도록 할 수 있다. 분명 우리 팀에 많은 걸 가져다줄 수 있다. 부상에서 복귀해 소속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발탁해 좋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황의조나 어느 선수나 그렇듯 새 팀으로 이적한 뒤 그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지금은 대표팀과 좀 다른 포지션에서 뛰던데 측면에서도 뛰고, 원톱 아래서 받쳐주는 역할도 하더라. 이런 점이 황의조의 성장에 도움이 될 거다.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다. 그러나 일단 우리의 계획은 원톱이든 투톱이든 황의조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 지난 9월에는 밀집수비를 뚫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마련한 대비책은? 김신욱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투르크메니스탄전은 초반 30분 동안 상당히 좋았다. 그 안에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었고 끝냈어야 했다. 그러지 못해 후반전에 불필요한 위기들을 몇 번 겪었다. 또한 측면에 공간이 있었음에도 중앙 돌파를 많이 해서 후반전이 더 어려웠다. 기본적으로는 매 상황마다 경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다양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김신욱은 앞으로 소집 전까지 소속팀 경기 등 많은 일이 남아 있다. 그 뒤에 만나보고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할 것이다.

 

▲ 2019년 10월 남자 A대표팀 소집 명단

골키퍼 : 김승규(울산), 조현우(대구), 구성윤(콘사도레삿포로)

수비수 : 김영권(감바오사카), 김민재(베이징궈안), 박지수(광저우헝다), 권경원, 김진수, 이용(이상 전북), 이재익(알라이얀), 홍철(수원), 김문환(부산)

미드필더 : 정우영, 남태희(이상 알사드), 백승호(다름슈타트), 황인범(밴쿠버), 이강인(발렌시아),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킬), 이동경(울산),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황희찬(레드불잘츠부르크), 나상호(도쿄)

공격수 : 김신욱(상하이선화), 황의조(보르도)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