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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드] 인천으로 돌아온 김도혁 "조기전역 방법까지 검색해 봤죠"
유지선 기자 | 승인 2019.09.20 12:04

[풋볼리스트=인천] 유지선 기자= “당연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인천으로 일찍 돌아갈 방법이 있는지 조기 전역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역시 가능한 방법은 없더라”

김도혁이 아산무궁화축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달 인천유나이티드로 돌아왔다. 몸은 떠나있었지만, 마음은 늘 인천과 함께였다. 김도혁은 올 시즌에도 힘겨운 생존경쟁을 펼치는 친정팀 인천을 보면서 ‘조기 전역’을 검색해봤다고 했다. 물론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만큼 속이 탔다. 

지난달 ‘하나원큐 K리그1 2019’ 26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전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돼 복귀전을 치른 김도혁은 곧바로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1일 선두 울산현대와 한 28라운드 경기에서는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무고사의 두 번째 골을 도왔고, 연맹이 선정한 28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인천에 입단에 매 시즌 생존 경쟁을 함께했던 김도혁은 올 시즌 K리그1 잔류에 도전하는 인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그라운드 안팎으로 중간 고리 역할을 소화해야 한다. ‘풋볼리스트’는 인천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선 김도혁을 만나, 아산에서 보낸 잊지 못할 시간들과 인천 복귀 스토리를 들어봤다.

# 좋은 친구들까지 얻은 아산 생활

- 아산에서 2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는데 어땠나요?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좋은 동료들도 얻었죠. 조기 전역한 (황)인범이를 포함해서 함께 생활했던 선수들이 총 15명인데, 아직도 팀 훈련을 마치고 나면 단톡방에 메시지가 몇백 개 씩 와있어요. 한 달에 만원씩 회비를 걷어서 매년 모임도 하기로 했습니다.

- 다양한 팀에서 온 선수들이 모인 까닭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아요

원 소속팀이 강등될 뻔할 때마다 서로 놀리기도 하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지난 시즌에 FC서울에서 온 (이)명주 형과 (주)세종이 형이 저를 엄청 놀렸거든요. 그런데 마지막에는 내가 반대로 형들에게 복수를 했죠. 아마 형들도 그때는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하는구나’하고 느꼈을 거예요.(웃음) 올해는 제주유나이티드 소속인 (안)현범이, (김)지운이 형과 서로 ‘너희 팀이 강등이다’라고 놀리면서 신경전을 하고 있습니다.

- 강등은 예민한 소재인데, 스스럼없이 장난을 칠 정도로 많이 친해졌나보네요.

친분이 없어도 군대에서 만나면 반갑더라고요. 불침 당번을 서면서 자고 있는 선수 얼굴에 낙서를 하는 등 장난을 많이 쳤어요. 종교행사에서 받아온 햄버거 2개를 6명이 나눠먹고, 각자 받아온 건빵을 하나씩 정확하게 나누기도 했어요. 저희들끼리 정말 많은 추억을 쌓은 것 같아요. 마지막 휴가를 받았을 땐, 휴가 첫날 펜션을 잡고 14명이 모두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 황인범 선수가 빠져서 14명이 된 거군요. 함께 생활했던 황인범 선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서 조기 전역을 할 때 모두 어떤 반응이었나요?

정말 부러웠습니다. 축하해주면서도 ‘와, 우리는 1년 넘게 남았는데’하면서 부러워했죠. 지금도 계속 연락하고 있어요. 최근 14명이 전역할 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인범이가 식당을 예약해서 민물장어를 쏘기도 했어요.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 어쩔 수 없는 인천맨 김도혁, ‘조기 전역’ 검색한 사연

- 아산에서의 군 생활을 마치고 오랜만에 인천에 돌아왔을 땐 어떤 기분이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웠던 만큼 좋았습니다. 인천으로 돌아와서 경기장을 다시 보니까 집으로 온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팀 전체적으로 너무 많은 변화가 있더라고요. 제가 떠나기 전에 함께했던 선수들 중 지금도 인천에 있는 선수가 5, 6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굉장히 낯설었는데, 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 인천에서 ‘절친’으로 불렸던 문선민 선수도 전북현대로 이적해서 많이 허전했겠어요.

(문)선민이와 점심 먹고 나서 항상 같이 카페에 갈 정도로 단짝이었어요. 경기 전에는 ‘우리 골 넣으면 이 세리머니 한 번 해볼까’ 의논을 하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세리머니를 같이 연구하기도 했어요. 폴 포그바의 댑 세리머니도 같이 했었는데... 외롭긴 하지만 프로 선수라면 항상 같이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좋더라고요. 스승과 제자 사이는 아니지만, 선민이가 잘 돼서 기분이 좋습니다.

- 인천은 많은 게 달라졌지만, 여전히 강등권 탈출 경쟁을 하고 있다는 건 달라지지 않았네요.

네, 그래서 너무 안타까워요. 매 시즌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다보니까 결국 시즌 마지막이 돼서야 조직력이 갖춰지는 것 같아요. 조직력을 다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런 상황이 매년 반복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허비되죠. 생존비법은 따로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매번 고민했는데, 여전히 아쉽습니다.

- 여름 이적시장에서 장윤호, 마하지가 합류하기 전까지 미드필더 고민이 많은 팀이었는데요. 인천을 잠시 떠난 미드필더로서 지켜보는 심정은 어땠나요?

힘든 것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조기 전역할 방법이 없나 포털 검색창에 검색을 하기도 했어요. 빨리 돌아오라고 말하는 팬 분들이 많았거든요. ‘남은 기간을 내가 대신 해주겠다’는 분도 있었고, ‘간첩을 잡고 얼른 나오라’는 분도 있었어요. 당연히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한번 조기 전역이란 단어로 검색을 해봤죠. 역시나 가능한 방법은 없더라고요.(웃음)

- 비록 조기 전역은 못했지만, 일찌감치 인천 훈련에 함께했었다고 들었어요. 전역을 앞두고 받은 마지막 휴가 기간에 인천에서 훈련을 함께했는데 스스로 결정한 건가요?

네, 제가 스스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저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렇게 했을 거예요. 휴가 기간이 길고 오래 쉬면 오히려 몸이 망가지거든요. 휴가가 주어졌는데도 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더라고요. 인천 유상철 감독님이 새로 오셨는데, 감독님도 저도 서로의 스타일을 잘 모르잖아요. 저의 모습을 빨리 보여드려야 감독님도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막상 함께 훈련을 하는데 다른 선수들은 경기 준비에 한창이라 혹시라도 방해가 되진 않을까 조심스럽더라고요.

- 제주전에서 인천 유니폼을 입고 복귀전을 치렀는데경기를 앞두고 마음가짐이 어땠나요?

새로 입단한 기분이었어요. 정말 뛰고 싶었던 경기장이었고, 몸을 풀 때도 팬들이 호응을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점심 먹을 때부터 ‘시간이 왜 이렇게 안 가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레였어요. 그날 제 경기력은 아쉬웠어요. 칭찬은 다 소용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경기력보다 결과를 가져와야 하거든요. 그날 경기는 공격 포인트를 올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쉬웠어요. 진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습니다.

- 훈련에서 세트피스 키커를 맡는 장면이 많이 보이던데, 세트피스 키커를 전담하게 된 건가요?

세트피스 키커 후보에는 항상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자신 있는 사람이 차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료 선수가 차겠다고 하면 무조건 양보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내가 더 날카롭게 연습을 하고 욕심을 내야할 것 같아요. 그래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트피스 하나하나가 중요한 시기인데, 열심히 연습할 계획입니다. 케힌데나 무고사, (이)재성이 형, (여)성해 형 등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좀 더 다듬는다면 승점을 많이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그라운드 안에서도, 밖에서도 '연결고리'

- 팬들 사이에서는 김도혁 선수를 차기 주장감으로 꼽는데, 주장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욕심으로 가능한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굉장히 무거운 자리더라고요. 주위에 있는 선수들도 주장을 좀 더 존중해줘야 해요. 그래야 팀이 전체적으로 좋은 흐름으로 갈 수 있거든요. 지금은 (정)산이 형이 주장을 맡고 계신데,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도혁 선수도 2017시즌 주장을 맡은 경험이 있었잖아요. 그때의 경험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나보네요.

네, 그때 많은 것을 느꼈어요. 제가 많이 부족했었죠. 완장만 차고 있다고 주장이 아니더라고요.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까 ‘나 때문인가’ 자책도 하게 돼요. 그때는 그것을 모두 견딜 만큼 성숙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 주장은 아니지만 주장 못지않게 선수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선수들을 따로 만나서 챙겨주려고 하는 편이라고요.

선수들끼리도 친해야 그 선수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알 수 있거든요.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살려주고, 반대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옆 사람이 보완해줘야 해요. 그것이 조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팀은 특히 초반에 많이 힘든데,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주다보니 무서운 팀이 될 수 있거든요. 굳이 축구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듣고, 재미있는 것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 그라운드 밖에서도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네요

감독님이 따로 주문하신 것은 아니지만, 인천에 돌아와서 보니까 제가 해야할 역할일이 있더라고요. 선수들끼리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서로 잘 지낼 수 있게끔 중간에서 조화롭게 만드는 역할을 제가 해야 할 것 같았어요.

- 마지막으로 잔류가 가장 큰 목표겠지만, 올 시즌 마지막을 생각하며 그리고 있는 개인적인 목표도 궁금하네요.

10경기 이상 출전하고, 1골 1도움 이상을 기록하자는 것을 개인적인 목표로 세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 목표보다 팀 목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팀이있어야 선수가 있다는 말이 있듯이 제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날이더라도 인천이 잔류하는 데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요. 꼭 잔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유지선 기자  jisun22811@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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