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한국이 투톱 카드로 투르크메니스탄의 골문을 두드린다. 황의조, 손흥민, 이정협, 김신욱 등 최전방에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밤 11시(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1차전 경기를 갖는다.

벤투 감독은 지난 6일 조지아와 가진 평가전에서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비대칭 3-5-2를 가동했고, 황희찬을 윙백 자리에 두고 이강인을 선발로 기용하는 등 과감한 실험을 했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황희찬이 선 측면은 물론이며, 중앙에서도 수비라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상대에게 공간을 자주 내줬고, 3선과 2선, 2선과 1선의 간격이 벌어져 공격 작업도 매끄럽지 않았다. 2-2 무승부를 거두긴 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하기보다 단점을 많이 노출한 경기였다.

이제 모의고사는 끝났다. 투르크메니스탄전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첫 관문이다. 벤투 감독도 이날 경기에선 과감한 실험 대신 플랜A를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벤투호는 그동안 4-1-3-2 포메이션을 플랜A로 사용했다. 최전방은 투톱이 기본 틀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의 밀집수비를 뚫을 투톱 조합에 관심이 쏠린다. 상대적 약체로 평가되는 투르크메니스탄은 한국을 상대로 밀집수비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감독도 한국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우리는 사실상 2위 싸움을 해야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가장 유력한 투톱 조합은 손흥민과 황의조다. 손흥민과 황의조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이어 벤투호에서도 꾸준히 발을 맞췄다. 손흥민은 현 대표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격 자원이며, 황의조 역시 벤투호에서 9골로 최다골을 기록 중이다. 두 선수가 벤투 감독이 꺼내들 수 있는 최고의 투톱 조합이라 데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두 선수가 상대 수비벽에 막힐 경우, 어떤 변화를 가져갈지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폭넓은 활동량을 가졌고 연계 플레이에 능한 이정협을 투입해 상대 수비를 유인할 수 있고,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안겨줄 수 있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활용해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할 수 있다. 올 시즌 소속팀 잘츠부르크에서 4골 7도움(7경기)을 기록하며 물오른 득점력을 뽐내고 있는 ‘황소’ 황희찬도 최전방에 기용될 수 있다.

단조로운 패턴으로는 투르크메니스탄의 골문을 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유럽에 가까운 신체조건을 가진 나라다. 센터백 메칸 사파로프, 세흐라트 소유노프 모두 180cm 이상으로 높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김신욱의 투입만으로 극적인 변화를 바라기에는 상대 수비진이 생각보다 잘 대처할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앞두고 “상대보다 한 골을 더 넣겠다”고 했다. ‘한 골’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분 좋은 첫 승에 도전하는 한국, 효율적인 투톱 조합으로 오랜 기간 발맞춰온 투르크메니스탄의 조직력을 무너트려야 첫 단추를 만족스럽게 꿸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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