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파울루 벤투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를 지휘한 경력이 많지만, 월드컵 아시아 예선처럼 극단적인 환경 변화는 낯설다.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은 ‘극과 극’ 체험의 첫발이다.

한국은 10일(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의 아시가바트에 위치한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예선 H조 첫 경기를 치른다.

H조는 한국과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 스리랑카가 포함된 조다. 다양한 환경의 국가가 공존하는 아시아 예선에서도 극단적으로 다른 팀끼리 모였다. 한국 입장에선 가깝지만 가장 교류는 드문 나라 북한을 비롯해 서아시아 끝의 투르크메니스탄, 중동의 레바논, 남쪽 끝의 스리랑카까지 오가야 한다.

서울에서 아시가바트까지 직선거리가 약 5,960km나 된다. 이 정도로 먼 이동은 벤투 감독에게 낯선 경험이다. 아시아가 유럽보다 큰 대륙이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이 기존에 이끌던 유럽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서쪽 끝에 있는 나라인데, 러시아 동부로 넘어가지 않는 한 5,000km 이상 떨어진 곳은 거의 없다. 벤투 감독은 첫 경기부터 극단적인 체험을 한다.

아시아는 면적이 넓은 만큼 각 지역의 기후, 문화 등 편차가 크다. 큰 사막이 없는 유럽과 달리 아시아에서는 사막 국가 원정이 빈번하며 그밖의 기후대도 한대부터 열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한국처럼 고도로 발달된 나라에서 생활하다가 독재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 북한으로 원정을 가는 것도 극적인 경험이다.

벤투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팀 벤투’의 노하우보다 대한축구협회의 노하우가 더 필요하다.

이처럼 아시아 국가 사이의 거리가 멀다보니 오히려 한국이 이득을 보는 측면도 있다. 한국은 월드컵 예선 1라운드 일정이 없어서 대신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가진 뒤 최단거리로 아시가바트에 입성했다. 이스탄불에서 아시가바트까지 비행 거리는 약 3시간 30분 정도다. 반면 투르크메니스탄은 지난 5일 1라운드에서 인도 남쪽의 섬나라 스리랑카를 2-0으로 꺾고 돌아와야 했다. 한국이 오히려 체력 부담이 적은 가운데 원정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먼 길을 이동하고 한국전을 치르기 때문에 ‘원정 같은 홈 경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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