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은 한국 남자 대표팀이 가진 최강 득점원이다.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능력을 끌어내는데 12경기 째 실패했다.

5일(한국시간) 터키의 이스탄불에 위치한 바샥세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가진 한국이 2-2 무승부를 거뒀다. 손흥민은 선발로 투입돼 후반 17분 나상호와 교체됐다. 10일 열릴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1차전을 대비하기 위한 교체로 보인다.

손흥민은 이번에도 투톱으로 경기에 나섰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시절과 한국 부임 직후 원톱을 쓰는 4-2-3-1이나 4-3-3 포메이션을 선호했다. 포르투갈 감독들의 일반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시안컵 이후 4-1-3-2, 3-5-2 등 투톱 중심 운영에 더 비중을 뒀다. 투톱은 이론상 손흥민을 살리기 더 좋은 방법이다.

이정협이 새로운 파트너로 기용돼 손흥민과 호흡을 맞췄다. 최근 K리그2의 부산아이파크에서 뛰면서 국가대표와 다소 멀어져 있었지만, A매치 21경기 5득점을 기록 중이었던 이정협은 이론상 손흥민에게 괜찮은 짝이다. 적당한 체격으로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플레이할 수도 있으면서 상대 진영을 헤집고 다니는 활동량, 동료에게 패스를 내주는 능력도 보여주는 선수다. 손흥민 옆에서 궂은일을 맡을 수 있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손흥민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작업은 실패했다. 한국의 경기력은 파격적인 선수 기용과 전술 실험 때문에 저조했다. 손흥민이 동료들의 지원을 제대로 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손흥민 스스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아무리 팀의 조직이 무너졌다 해도 손흥민 정도의 개인 기량이면 좋은 침투로 동료의 스루 패스를 이끌어 내거나,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노리는 등 다양한 시도가 나올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날 손흥민은 영향력 자체가 적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이강인의 코너킥을 공중에서 트래핑한 뒤 하프발리슛으로 연결한 고난이도 슛이었는데, 오픈 플레이가 아닌 세트피스 상황이었다.

손흥민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12경기 1골을 기록 중이다. 곧 시작되는 월드컵 예선은 손흥민의 할용법을 찾기 위한 벤투의 여정이기도 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