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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조연 되기’ 벤투호와 발렌시아에서 주어진 공통 과제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09.05 16:36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 유망주로 공인받은 이강인이 발렌시아에 남았다. 출장 기회를 잡기에 불리한 환경이지만, 대표팀 축구와 비슷한 덕목을 요구 받는다는 점에서는 장점도 있다.

남자 축구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오후 10시 30분부터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10일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경기를 대비한 평가전이다.

이번 소집에도 이강인이 선발됐다. 조지아전에서 출장 기회를 잡을 것이 유력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강인에 대해 “출전 시간을 어느 정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재능이 뛰어나지만 벤투 감독의 축구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가 좋은 예다. 벤투 감독은 백승호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호평하면서도 3월 소집 당시 경기에 투입하지 않았다. 그런데 6월 이란전에서 첫 경기를 선발로 내보내 78분이나 뛰게 했다.

백승호 소집부터 출장까지 시간이 걸린 건 벤투 축구에 적응시켜야 했기 때문이었다. 벤투 감독은 기술과 위치선정 감각을 겸비한 백승호에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기려 했다. 좀 더 공격적인 프레이를 해 온 백승호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역할이다. 벤투 감독은 백승호에게서 자신의 축구에 맞는 덕목을 발견했고, 전체 콘셉트와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할 시간을 거쳐 선발 출장시켰다.

이강인 역시 이번이 두 번째 벤투호 소집이다. 이강인의 경우 벤투 감독 축구에 적응하려면 좀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에서 조직적인 팀 플레이를 꾸준히 습득해 왔기 때문에 벤투 감독의 철학을 받아들이는 것이 쉬웠다. 반면 이강인은 자신이 에이스로서 동료들을 이끄는 상황이 더 익숙하다. 벤투호의 ‘부품’이 될 준비가 조금 더 필요하다.

이강인은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도 수비가담을 많이 해야 하는 3-5-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3-5-1-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간 뒤 경기력이 크게 살아난 바 있다. 혼자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오히려 더 버거운 자리일 수도 있지만 이강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강인은 패스와 플레이메이킹에 대한 부담이 많이 주어지는 걸 즐겨 왔다. 오히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덜 하고 동료들에게 맞추라는 주문을 받았을 때 어색해 했다.

이 점에서 이강인이 벤투호에서 받는 주문과 발렌시아에서 받는 주문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벤투호의 4-1-3-2 포메이션과 발렌시아의 4-4-2 포메이션은 다른 포진이지만, 이강인의 역할은 비슷하다. 발렌시아식 4-4-2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는 공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 부담을 안고 뛰어야 하며, 패스 타이밍이 빨라야 한다. 두 팀 모두 이강인에게 주연에서 내려와 조연이 될 것을 주문한다는 점이 같다.

발렌시아 1군에서 훈련하며 볼 처리를 간결하게 하고 공 없을 때의 움직임을 개선하는 건, 벤투호 적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강인이 발렌시아 1군 전술에 적응하면 출장시간도 늘릴 수 있고, 대표팀에서도 더 편하게 뛸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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