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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예선 맡은 여성, 김세인 축구협회 홍보팀장의 도전
유지선 기자 | 승인 2019.09.05 11:44

[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여자 경기 감독관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예선 경기 감독관으로 배정된 김세인(38)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장이 한국 축구에 발전적인 변화로 이어지길 희망했다.

김세인 팀장은 5일 괌 데데도의 FA필드에서 열리는 괌과 몰디브의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A조 1차전의 경기 감독관을 맡는다. AFC 소속의 여자 경기 감독관이 월드컵 예선에 배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풋볼리스트’와 만난 김 팀장은 “월드컵 예선의 경기 감독관으로 배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다. 별 것도 아닌데”라고 운을 떼면서 “솔직히 부담스럽다. 내가 첫 번째가 아니라 3, 4번째였다면 하는 생각도 들더라”며 웃어보였다.

별 것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아시아 축구로 범위를 넓혀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문 것이기 때문이다. AFC도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김 팀장의 경기 감독관 배정 소식을 알리면서 “AFC 경기감독관으로서 새 역사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AFC 소속 경기 감독관은 101명으로, 그중 여자 감독관은 18명에 불과하다. “사실 업무 소화 능력에는 차이가 없다”던 김 팀장은 “그러나 월드컵 예선에서는 업무 외적인 문제로 인해 10년 가까이 남자 경기에 여자 감독관을 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상황을 깬 것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 감독관은 한 경기를 총괄하는 인물로, 업무량이 상당하다. 경기 감독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양 팀 선수단의 숙소 체크를 비롯해 경기 당일에는 그라운드와 라커룸의 상태, 시설 및 장비 체크를 도맡는다. 시간 관리와 출입증 체크도 경기 감독관의 몫이다. 경기 도중에는 기록 정리와 함께 각종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하며, 경기 마친 뒤에는 미팅 후 보고서 작성으로 일을 마무리한다.

업무 범위가 넓은 만큼 에피소드도 많다. 김 팀장은 “경기 전 선수단 호텔에 쥐가 나온다는 연락이 온 적도 있었고, 그라운드에 갑자기 개가 들어와 당황하기도 했다. 경기 전 스프링클러 대신 사람이 직접 호스를 들고 5시간 가까이 물을 뿌리는 경우도 있더라”면서 “이란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히잡을 쓰고 경기를 뛴다. 히잡 색을 유니폼과 통일해야 하는데, 골키퍼는 유니폼 색이 다르지 않는가. 그로인해 히잡 색상으로 고민한 적도 있었다”며 웃었다.

매순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그로인해 한 경기를 마치고 나면 녹초가 될 때가 많다. 그러나 김 팀장은 경기 감독관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크다고 했다. 사무실에 앉아있기만 해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을 현장으로부터 얻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 경기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외교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경기 감독관 일을 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대표팀의 친선 경기를 개최하거나 접촉해야 할 때, 경기 감독관을 하면서 얻게 된 인맥을 활용할 때가 많다. 우리가 놓쳐서 시행하고 있지 않던 것들도 바로 잡을 수 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외부에서 경기 감독관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제안해 개선하기도 한다. 네팔처럼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대회를 할 땐,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뿌듯하더라.”

김 팀장은 현장에서 한국 출신 감독관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아 도전을 결심했다. 2016년 AFC 경기 감독관 시험을 치렀고, 이듬해부터 현장에서 경기 감독관으로 활약했다. 물론 경기 감독관이 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지원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있고, 지원하더라도 바늘구멍과 같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매년 합격자 인원도 달라진다. 심지어 뽑지 않는 해도 있다.

“시험이 어려워서 깜짝 놀랐다”던 김 팀장은 “팀 매니저로 여자 축구 대회를 치르면서 베트남, 라오스 등에서 온 경기 감독관은 많은데, 한국 출신은 없더라. 그래서 한국 출신 경기 감독관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결심했다. 지금은 경기 감독관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협회 내 직원들을 비롯해 행정 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선수들도 조언을 구한다”고 했다.

김 팀장은 5일 의미 있는 첫 발을 내딛는다.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2시 30분 펼쳐지는 괌과 몰디브의 월드컵 예선 경기를 총괄하는 김 팀장은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에도, 아시아 축구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 발전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경기 감독관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밝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유지선 기자  jisun22811@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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