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권창훈은 공을 잡을 기회가 몇 번 되지 않았지만 자주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며 첫 독일분데스리가 선발 출장 경기를 치렀다.

31일(한국시간)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에 위치한 슈바르츠발트 슈타디온에서 쾰른 상대로 ‘2019/2020 독일분데스리가’ 3라운드를 가진 프라이부르크가 1-2로 패배했다. 전반 40분 쾰른의 라파엘 치초스가 자책골을 넣으며 프라이부르크가 앞서나갔다. 후반 7분 쾰른의 앙토니 모데스테가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프라이부르크의 중앙 수비가 붕괴됐고, 엘리스 스키리가 역전골을 넣었다.

권창훈의 분데스리가 첫 선발 경기였다. 가벼운 부상으로 1라운드에서 결장했던 권창훈은 2라운드 파더보른전 막판 교체투입돼 단 4분 만에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어 3라운드에서 처음 선발로 기용됐다.

권창훈의 회복과 함께 프라이부르크는 4-4-2로 돌아갔다. 프라이부르크는 수비를 강화할 겸 1, 2라운드를 3-4-1-2 포메이션으로 치렀다. 권창훈이 선발 라인업에 합류하면서 4-4-2 포메이션이 도입됐다. 프라이부르크가 프리 시즌에 중점적으로 훈련했던 기본 포메이션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프라이부르크의 4-4-2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데, 좌우 미드필더의 독특한 기용 방법에 그 원인이 있었다. 왼쪽의 브랜던 보렐로와 오른쪽의 권창훈은 빌드업에 거의 가담하지 않았다. 수비할 때만 측면에 있고, 공격할 때는 완전히 중앙으로 이동했다. 수비 상황이 아닌 공격 상황을 기준으로 본다면 4-2-2-2 포메이션에 가까웠다. 이 때문에 측면에서의 빌드업 때 선수 숫자가 부족해졌다.

특히 왼쪽 측면에서 빌드업의 대부분을 시작한 프라이부르크는 보렐로가 여기 가담하지 않고 중앙에 가 있었기 때문에 답답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왼쪽 센터백 니코 슐로터베크, 레프트백 크리스티안 귄터, 중앙 미드필더 중 왼쪽에 치우쳐 있는 니콜라스 호플러 세 명이 공을 돌리는 것만으로는 득점 기회를 만들기 힘들었다.

게다가 오른쪽에서는 더 빌드업이 드물었기 때문에, 오른쪽 미드필더 권창훈을 거쳐서 공격이 전개되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창훈이 여러 차례 존재감을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권창훈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이 투입될 때마다 위협적인 문전쇄도를 하며 세 번째 공격수 노릇을 했다. 크로스를 받으러 뛰는 움직임은 권창훈이 팀 내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권창훈의 특기인 속공 기회 창출 장면이 나왔다. 프라이부르크가 공을 따낸 직후 권창훈이 중앙선 부근에서 패스를 받았다. 이때 무난한 백패스를 하지 않고 과감한 터닝 동작으로 수비 한 명을 떨군 뒤 곧장 쾰른 문전으로 돌진했다. 권창훈의 패스를 받은 조나단 슈미트의 슛이 살짝 빗나갔다.

그러나 경기에 대한 영향력을 끌어올리고 있던 권창훈은 하프타임에 교체되며 첫 선발 경기를 일찍 마무리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쾰른보다 그리 유리한 경기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행운이 따르며 1-0으로 앞선 상황이었다. 권창훈 대신 중앙 미드필더인 야닉 하베러를 투입하면서 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꾀했다. 그러나 후반에 역전당하며 원하던 효과를 내지 못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앞서 2연승을 거뒀지만 경기력은 계속 부진했다. 하프타임에 권창훈을 빼 가며 고민이 많다는 걸 드러냈지만,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감독의 전술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앞으로도 전술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권창훈, 정우영의 입지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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