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만 16세에 바르셀로나 데뷔전을 치른 안수 파티는 이승우 세대 이후로 끊겼던 ‘라 마시아’의 전통을 되살릴 수 있을까. 현지 언론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바르셀로나는 ‘2019/2020 스페인라리가’ 1라운드에서 아틀레틱빌바오에 0-1로 패배했다. 26일(한국시간) 열린 2라운드에서 레알베티스를 5-2로 대파하며 희망을 살렸다.

베티스전의 축제 분위기를 완성한 건 후반 33분 투입된 파티였다. 2002년 10월생인 파티는 만 16세다. 정확히 16세 298일에 데뷔했다. 1941년 데뷔 선수인 비센츠 마르티네스에 이어 바르셀로나 사상 두 번째로 어린 데뷔 선수가 됐다.

파티는 자신감 넘치는 움직임과 드리블 돌파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부상으로 결장한 우스망 뎀벨레와 비슷한 플레이스타일을 보여줬는데 이날 소화한 짧은 시간 동안의 경기력만 보면 뎀벨레 등 1군 윙어들에게 도전할 자격이 있었다.

파티는 기니비사우에서 태어나 6세 때 스페인으로 건너왔다. 10세부터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육성됐다. ‘라 마시아’가 오랜만에 내놓은 천재 선수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바르셀로나 1군에는 자체 육성 유망주의 맥이 끊긴 상태다. 22세 이하 1군 선수로 장클래르 토디보, 무사 와귀에가 있지만 모두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다. 라 마시아 출신 1군 유망주는 카를레스 알레냐가 유일하지만 주전급은 아니다.

친(親) 바르셀로나 성향 일간지 ‘AS’는 최근 칼럼을 통해 파티의 등장은 라 마시아의 부활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18세 이하 선수 영입 금지’ 규정을 어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승우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공식 경기에 출장하지 못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고, 엘라스베로나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해 현재 신트트라위던 이적을 앞두고 있다. 구보 다케후사는 바르셀로나를 떠나 일본 무대로 돌아갔다가 최근 레알마드리에 다시 입단했다. ‘AS’는 구보와 이승우을 거론하며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유망주의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파티는 8세에 세비야 유소년팀에 입단했고, 2년 뒤 전국구 유망주가 됐다. 이때 바르셀로나와 레알이 영입 경쟁을 벌였다. 파티의 아버지는 당시 바르셀로나를 택한 이유를 밝히며 “바르셀로나에 있는 쪽이 보기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여전히 10대 초반 유망주를 수집할 때 바르셀로나 특유의 철학과 육성 정책이 매력적이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베티스전에 자체 육성 선수를 7명이나 기용했다. 그들 중 선발로 뛴 6명과 교체 투입된 파티는 나이차가 크다. 바르셀로나는 유소년팀 출신 천재가 매 시즌 1군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으던 2000년대 후반의 좋았던 시절을 꿈꾸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2004년 리오넬 메시를 시작으로 지오바니 도스산토스, 보얀 크르키치등을 거쳐 2008년 세르히오 부스케츠, 페드로 로드리게스까지 차례로 1군에 이름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전력을 보강한 전례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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