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유럽 팀들이 무지로 전범기를 쓰고 이후에 교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네덜란드 구단 PSV에인트호벤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선수 도안 리츠 영입을 발표하며 그린 일러스트레이트에 전범기 문양을 배경으로 넣었다. PSV는 이후 그 문양이 전범기를 뜻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물결 무늬로 바꿨다.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었다.

 

지난 4월 12일에는 프랑스 구단 올랭피크드마르세유가 일본 대표 선수 사카이 히로키 생일을 축하하는 일러스트레이트에 욱일(旭日) 문양을 사용했다가 나중에 지웠다. 마르세유 구단은 계속된 지적에 나중에는 아예 배경을 없앤 일러스트레이트를 사용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무지에 있다. 유럽팀들은 전범기나 욱일 문양이 지니는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 잘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전범기나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욱일 문양을 쓴 뒤 의미를 알고선 내리는 것이다. 유럽 내에서는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쓰는 게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이런 일은 일본 내에서 벌어지는 일과도 맥락이 비슷하다. 일본 내 축구장이나 집회에서 이 전범기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 취재해온 재일칼럼니스트 하종기 씨는 ‘풋볼리스트’와 했던 인터뷰에서 "(전범기 의미를) 아는 사람도 있지만, 젊은 사람들은 깊은 사정을 잘 모른다. 식민지, 제국주의의 상징이라는 걸 잘 모른다. 일장기와 전범기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다. 아마 경기장에 전범기를 들고 나오는 사람 중에서 많은 수가 비슷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일본 내에서 전범기가 전보다 자주 등장하는 것은 현재 일본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내놓기도 했다. 2010년대 아베 정부가 정권을 잡으면서 극단적인 행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 이후로 그런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역사 교과서를 고치고,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하는 등 과거의 역사를 불러오려는 행동들이다. 하나같이 강한 일본을 언급하고 있다. 이런 경향이 축구장에서도 일부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는 상호존중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제축구연맹(FIFA)은 경기장 내에서 정치적인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유럽 구단들이 이를 모르고 사용한다지만, 계솟해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회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사진=PSV, 마르세유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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