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두 경기 5골을 넣으며 괜찮은 공격력을 보여준 듯 보이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다. 울버햄턴원더러스를 상대로 보여준 것처럼 부족한 슈팅 횟수가 문제다.

20일(한국시간) 영국의 울버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를 가진 울버햄턴과 맨유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27분 맨유의 앙토니 마르샬이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10분 울버햄턴의 후벤 네베스가 동점을 만들었다.

맨유는 지난 1라운드에 4골을 몰아치며 큰 기대를 모은 팀이었다. 1라운드 최대 빅 매치였던 첼시와의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2라운드의 무기력한 1-1 무승부를 통해 기대치가 다시 뚝 떨어졌다. 첼시는 2라운드에서 레스터시티와 비기며 15위에 머물렀다. 1라운드 당시 맨유가 강했던 게 아니라 첼시가 약했던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맨유는 새로운 공격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조금씩 실험을 하는 중이다. 로멜로 루카쿠와 알렉시스 산체스를 내보낸 맨유는 지난 시즌에도 자주 시도했던 4-2-3-1 포메이션을 완성하고자 한다. 최고 스타 폴 포그바는 동료 미드필더의 보좌를 받으며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된다. 최전방에는 마르샬이 서고, 2선에 마커스 래시퍼드와 제시 린가드 등 빠른 속도를 지닌 2선 자원들이 포진한다. 마르샬, 래시퍼드, 린가드 등의 스피드를 극대화하겠다는 전술이다.

맨유는 1라운드와 2라운드 선발 라인업을 단 한 명 교체했다. 오른쪽 날개가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에서 다니엘 제임스로 바뀌었다. 2라운드 후반전에는 메이슨 그린우드가 투입됐다. 4-2-3-1 포메이션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몇몇 선수를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과도기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맨유의 공격력에는 문제가 있다. 지난 1라운드에서도 강력한 결정력에 가려졌을 뿐 맨유의 공격 기회 창출 횟수는 평균 이하였다.

2경기 동안 맨유는 평균 10회 슈팅을 시도했다. 10회는 1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22회를 시도한 맨체스터시티, 17회를 시도한 토트넘홋스퍼, 16회를 시도한 첼시, 15회를 시도한 리버풀 등 이 부문 상위권 팀들과는 큰 차이가 난다.

지난 첼시전 대승은 고작 11회 슈팅을 날리고도 4골이나 뽑아낸 결정력 덕분이었다. 즉 맨유의 전력이 잘 반영된 것이 아니라 우발적인 현상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맨유에는 리그 최고 수준의 결정력을 지닌 스트라이커도 없다. 결국 슈팅 횟수의 부족은 곧 골의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울버햄턴전에서 이 문제가 처음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울버햄턴전 슈팅 상황을 보면 세트피스가 절반에 가까운 4회나 됐다. 속공으로 상대를 흔들려 하는 맨유의 콘셉트와는 달리,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아예 슈팅을 만들기 힘들어하는 상태다.

맨유 공격진에는 창의적인 패서도, 꾸준한 성공률을 보여주는 드리블러도 없다. 마르샬과 래시퍼드는 속공이 아닌 상황에서 파괴력이 떨어진다. 린가드는 컨디션이 좋은 경기에서 수비 가담, 공간 침투 등 다양한 역할을 하며 높은 기여도를 보이지만 기복이 심하다. 울버햄턴 상대로 뛴 제임스는 아직 스피드 외에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 상태다.

가장 창의적인 선수인 포그바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물러난 상황에서, 맨유 공격을 풀어나갈 1차 책임은 전방의 4명에게 있다. 올레 구나 솔샤르 감독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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