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기성용이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 출전 명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기성용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아스널과 뉴캐슬유나이티드의 ‘2019/2020 EPL’ 개막전에 결장했다. 18명의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된 기성용은 경기 출전은 물론이며,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기성용이 결장한 가운데, 뉴캐슬은 후반전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에게 실점하면서 0-1로 패했다.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이날 경기서 의아한 조합의 명단을 들고 나왔다. 7명까지 포함할 수 있는 교체 명단에 미드필더를 단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골키퍼 1명, 공격수 2명이 교체 명단에 포함됐고, 수비수는 4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영국 현지에서도 브루스 감독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했다. 관련 질문을 받은 브루스 감독은 12일 영국 ‘쉴드 가제트’를 통해 “수비수 자말 라셀레스와 폴 듀멧의 몸 상태가 우려스러웠다. 이것이 교체명단에 미드필더를 단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라면서 “우리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벤치에 수비수 2명을 더 포함시켜야 했다”고 설명했다.

브루스 감독의 선택은 악수가 됐다. 걱정거리였던 수비가 아니라, 오히려 중원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브루스 감독은 후반 9분 수비수 제트로 윌렘스를 투입해 존조 셀비의 공백을 메웠고, 후반 22분에는 션 롱스태프를 빼고 윙어 알랑 생 막시맹을 투입했다. 생 막시맹이 투입되면서 윙백 맷 리치가 익숙하지 않은 중원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뉴캐슬은 셀비가 교체된 이후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곧바로 오바메양에게 실점하고 말았다. 브루스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셀비는 큰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니지만 몸이 무거워보였다”면서 “윌렘스가 미드필더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리치도 중원에 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브루스 감독은 이날 중원을 소홀히 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브루스 감독 체제에서 기성용의 미래도 밝지 않다. 물론 기성용의 개막전 명단 제외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일시적인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성용이 올 시즌 험난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성용은 프리시즌 주전 미드필더로 기용되지 않았고, 개막전을 통해서도 차순위로 밀려났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실제로 브루스 감독은 “기성용이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다. 이날 스쿼드에 포함되지 않았을 뿐”이라며 기성용의 명단 제외가 부상이 아닌 전술적 선택 때문이었다고 분명히 했다. 

기성용은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 체제에서도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당당히 주전으로 도약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브루스 감독은 베니테즈 감독과 달리 수비적인 전술을 선호한다. 올 시즌 브루스 감독 체제에서 훨씬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는 이유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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