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전 세계를 달굴 축구판이 열린다.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가 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리그는 여름 이적시장에만 2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관심 거리도 많다. 우승 경쟁과 ‘빅6’ 구도 그리고 새로운 선수까지, ‘풋볼리스트’는 관심이 가장 높은 주제 4개를 골라 프리뷰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숲을 보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그 안에 있는 특별한 나무 하나를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풋볼리스트’가 올 시즌 주목할만한 한 선수를 꼽아봤다.

 

이름: 탕기 은돔벨레(토트넘홋스퍼)

선정 이유: 포그바+캉테=은돔벨레

특기: 패스 속도 살려서 탈압박하기

은돔벨레는 선배인 은골로 캉테와 폴 포그바 장점을 합친 선수다. 아직 두 선수에 비해 경력과 실력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장래성과 잠재력만큼은 두 선수에 뒤지지 않는다. 은돔벨레는 무엇보다 경기와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패스 속도를 죽이지 않고 돌아서거나 방향을 바꾸며 상대를 제치는 장면을 경기 중에 많이 보여준다. 기술과 눈만 지닌 게 아니라 대담함도 지녔기 때문에 상대를 좀처럼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FC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도 인상적인 장면을 몇 차례 만들어냈다. 은돔벨레는 탈압박 후에 과감한 전진 패스를 넣는 능력도 좋다. 동료가 속도를 그대로 살릴 수 있게 패스를 넣어준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많이 뛰고 수비력도 좋기 때문에 토트넘이 가졌던 중원 아쉬움을 상당 부분 해소해 줄 수도 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은돔벨레를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한 뒤 “해야 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라며 “힘이 좋고 기술도 매우 뛰어나다”라고 설명했었다. 은돔벨레가 제 기량을 보이면 손흥민도 더 많은 골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다.

이름: 로드리(맨체스터시티)

선정 이유: 펩의 페르소나

특기: 넓은 공간 장악력

정확히 말하자면, 로드리라는 인물이 흥미로운 게 아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를 조련하는 과정이 흥미로운 것이다. 과르디올라가 원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조건은 조금 독특하다. 가장 중요한 능력은 빠른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이 빨라야 수비 타이밍을 맞출 수 있고, 빌드업도 적절한 타이밍에 수행할 수 있다. 의사결정은 유망주 육성으로 유명한 벨기에축구협회가 유소년 선수의 재능을 측정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능력 중 하나다. 한국어 번역도 정해지지 않은 용어지만, 세계적으로는 축구뿐 아니라 농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하는 능력 중 하나다. 역대 과르디올라 감독의 팀에서 이 역할을 해낸 선수는 세르히오 부스케츠, 필립 람, 사비 알론소, 페르난지뉴였다. 특히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더 알려져 있던 페르난지뉴에게서 후방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운 재능을 발견, EPL식 펩 축구의 중심으로 진화시키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다. 공수 전환 속도가 더 빠른 EPL에서는 기술보다 신체능력이 중요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르난지뉴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 활동범위가 넓은 로드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의 조련 과정을 지켜보는 건 재미있는 일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축구 공부가 되는 경험일 것이다. 그 과정이 순탄치 않다면? 맨시티는 중심부터 붕괴할 수도 있다.

 

글= 김정용,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맨시티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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