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전 세계를 달굴 축구판이 열린다.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가 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리그는 여름 이적시장에만 2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관심 거리도 많다. 우승 경쟁과 ‘빅6’ 구도 그리고 새로운 선수까지, ‘풋볼리스트’는 관심이 가장 높은 주제 4개를 골라 프리뷰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영입도 전략이다. 다만 영입 성패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준비했다. ‘풋볼리스트’ 기자들이 알짜영입과 의심스런 영입을 꼽아봤다.

 

*비싼 건 이유가 있지. 돈 값을 할 선수!

니콜라 페페(아스널, 이적료 8000만 유로)

아스널이 페페를 차지할 줄은 몰랐다. 좋은 선수인데다가 바라는 팀이 많았기 때문이다. 1천억 원이 넘는 이적료를 주고 아스널이 페페를 데려간 이유는 분명하다. 페페는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공격수가 가져야 할 모든 걸 가졌다. 빠른 발과 수준급 기술 거기다 골 결정력까지 지녔다. 골을 만들어서 넣을 수도 있고 동료에게 골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속도로만 돌파를 하는 게 아니라 정교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수비수들을 괴롭게 만들 것이다. 에덴 아자르가 릴에서 첼시로 이적했을 때를 생각해보라. 페페도 아자르처럼 적응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페페도 릴 출신인 것은 우연이지만 말이다. 페페는 이미 첫 훈련에서 공돌리기를 하며 동료들 가랑이 사이로 공을 집어 넣는 여유를 보였다.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과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와 페페가 경기장에 들어서면 수비진은 무너질 것이다. 페페 이적료가 조금 더 비싸지긴 했지만, 그만큼 활약도 확실히 할 것이다.

 

세바스티앙 알레르(웨스트햄유나이티드, 이적료 4000만 유로)

17골 5도움을 기록한 선수와 15골 9도움을 기록한 선수 중 어느 쪽이 더 훌륭할까? 전자는 루카 요비치, 후자는 알레르의 지난 시즌 기록이다. 프랑크푸르트를 한때 상위권으로 인도했던 투톱은 각각 레알마드리드와 웨스트햄으로 이적했다. 알레르는 190cm나 되는 장신을 지녔지만 동료 스트라이커를 돕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타적인 성향, 넓은 활동폭을 겸비했다. 웨스트햄이 잘 활용한다면 왓퍼드의 트로이 디니처럼 EPL에 딱 맞는 공격수로서 롱런할 수 있다.

 

해리 맥과이어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적료 8700만 파운드)

레스터시티를 떠나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향한 해리 맥과이어는 현재 잉글랜드 최고의 수비수로 손꼽힌다. 무려 최소 8천만 파운드(약 1,180억 원)의 이적료를 지출했다. 과한 지출이라는 평가 보다 적절한 이적료라는 평가가 더 많다.  역시 수비수 이적료 가운데 최고액이다. 맥과이어는 샛별같이 나타난 스타가 아니다. 셰필드유나이티드, 헐시티, 위건애슬레틱 등에서 꾸준히 출전 경험을 쌓았고, 레스터시티에서 폭발했다. 강팀들의 집중 포화에 맞서 뛰어난 제공권과 판단 능력으로 수비능력을 뽐냈다. 잉글랜드 대표팀 입성과 월드컵 무대에서의 활약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아직 26세에 불과하다는 점은 그가 최전성기로 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맨유와 최소 6년 장기 계약을 맺은 만큼 본인 역시 성장에 대한 의욕이 크다.

 

*먹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선수는?!

해리 맥과이어(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적료 8700만 유로)

맥과이어는 좋은 수비수다. 그에 관해서는 의심이 없다. 다만 역대 수비수 최고 이적료를 받은 만큼 활약을 할지는 미지수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54골을 내줬다. 10위 안에 있는 팀 중에 10위 웨스트햄을 제외하면 가장 실점이 많은 팀이다. 맨유가 맥과이어와 애런 완 비사카만 영입해서 수비를 단단하게 만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맨유는 중원에서 궂은 일을 할 선수를 보강하지 않았다. 안데르 에레라만 파리생제르맹으로 보냈다. 맥과이어가 갖는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다. 영국 전문가들도 맥과이어가 아닌 맨유 선수 구성에 의심을 표하고 있다. 맥과이어 혼자 수비를 다 책임질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맥과이어는 큰 이적료 때문에 비난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조엘링톤(뉴캐슬유나이티드, 이적료 4400만 유로)

나쁜 선수는 아니다. 지난 시즌 호펜하임에서 독일분데스리가 7골 5도움을 기록한 조엘링톤은 충분히 재능 있는 공격수다. 그러나 가격 대비 성능비를 따지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요세 페레스가 레스터시티로 떠난 뒤 당황한 뉴캐슬이 과소비를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위에서 '가성비' 선수로 꼽힌 알레르보다 조엘링톤의 이적료가 더 비싸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조엘링톤이 리그 10골 이상을 득점하거나, 뉴캐슬의 EPL 생존에 결정적인 공을 세울 경우에는 투자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그 밖의 경우에는 과소비로 판명될 것이다.

 

웨슬리 (애스턴빌라, 2500만 유로)

새 시즌 승격팀으로 참가하는 애스턴빌라는 벨기에 주필러리그의 클럽브뤼헤에서 두각을 나타낸 웨슬리를 영입했다. 22세의 어린 공격수인 웨슬리는 2천2백만 파운드(약 323억 원)의 이적료가 투입됐다. 빅 클럽들에게는 큰 돈이 아니지만 애스턴빌라에게는 역대 최고의 이적료 지출이다. 빅 리그 경험이 없는 그는 임대 신분으로 승격의 선봉장에 섰던 타미 아브라함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이외에도 폭풍 영입을 했지만 이후 조직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치 예전의 QPR이 떠오른다고나 할까?

*큰 돈은 아니지만, 가성비 최고인 선수!

장-필립 그바맹(에버턴, 이적료 2500만 유로)

그바맹은 이름이 발음하기 어려워 직접 에버턴 트위터에 등장하며 관심을 끌었다. 어떻게 읽든 다 괜찮다며 대인배 면모를 보여준 그바맹은 실력도 좋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센터백으로 영입하려고 공을 들이기도 했다. 그바맹은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수비력도 좋고 무엇보다 태클을 깔끔하게 잘한다. 공을 탈취한 후에 패스를 내주는 능력도 뛰어나다. 그바맹은 이드리사 게예보다 유명하진 않지만 곧 팬들에 자신이 왜 왔는지 알려줄 수도 있다.
 

다비드 루이스(아스널, 이적료 870만 유로)

이적시장 마지막 날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에미레이트로 향한다비드 루이스는 맥과이어의 10분의 1인 8백만 파운드(약 118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첼시는 프랑크 람파드 감독과 루이스의 공존을 상상하지 못했고, 결국 헐값에 넘겼다. 첼시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프리미어리그 어느 공격수라도 맞서 싸울 준비가 된 루이스는 적어도 새 시즌 아스널의 탄탄한 방패 역할을 할 전망이다.

 

모이세 켄(에버턴, 2750만 유로)

차세대 이탈리아 대표 공격수가 에버턴으로 합류했다. 과거 맨체스터시티로 왔던 마리오 발로텔리처럼 게으른 선수가 아니다. 켄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성실한 자세를 보이는 선수이며 성장 가능성도 높다. 힘과 기술을 겸비했고,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대표팀을 오가며 5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글= 김동환, 김정용, 류청 기자

사진= 맨유, 아스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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