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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부처] 브루스와 기성용, 함께 살아남을 수 있을까'노리치 팬' 루크 부처, 애증의 브루스와 애정의 기성용을 말하다
루크 부처 | 승인 2019.07.29 19:06
중국에서 열린 프리시즌 일정에 참가하고 있는 뉴캐슬의 기성용

[풋볼리스트] 스티브 브루스(Steve Bruce)가 영국 축구의 ‘극한직업’ 뉴캐슬 감독에 선임됐다. 뉴캐슬 팬들은 구단주 마이크 애슐리를 향해 분노를 내뿜었다. 베니테즈 감독을 놓친데다, 그 대안으로 영입한 사람이 브루스 감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고의 공격수인 론돈과 페레스까지 놓치는 바람에 상황은 매우 긴박해졌다.

한국 축구 팬들은 스티븐 브루스를 위건 애슬레틱 조원희, 선덜랜드 지동원의 감독으로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노리치 시티 팬들에게 브루스는 전설적인 선수로 기억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전 오랫동안 노리치의 주장이었던 브루스는, 1984/85시즌 리그컵 준결승전에서 라이벌 입스위치 타운을 상대로 마지막 순간 헤딩골을 넣은 적이 있다. 그래서 아마 내가 브루스를 좀 더 주관적인 시각으로 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노리치 이후 맨유에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보낸 브루스의 감독 커리어는 엇갈렸다. 2부리그에서 4차례 승격했고, EPL에서 는 버밍엄, 선덜랜드, 위건 애슬레틱, 헐 시티(FA컵 결승 진출) 등의 감독을 거치며 좋은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강등권 싸움에 경험이 많고, 프리미어 리그 하위팀을 맡아 392개의 경기를 치렀으니 어려운 상황에 익숙한 감독이기도 하다. 그러니, 뉴캐슬 팬들이 브루스 감독 선임에 안심할 것이라고 예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브루스 감독이 선임된지 24시간만에 트위터에는 #BruceOut(브루스 감독 아웃) 운동이 벌어졌다. 뉴캐슬 팬들이 브루스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뉴캐슬 팬들에게 과거 선덜랜드 감독이었던 브루스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다. 어릴 적 그가 뉴캐슬 팬이었다 하더라도 그에게 지휘봉을 맡기는건 뉴캐슬 팬들에게는 죄악이나 마찬가지다. 둘째, 최근 감독 기록이 형편없었다. 브루스는 EPL에서 200경기 이상을 치룬 경험 있는 감독 중 두번째로 낮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2015년 이후에는 EPL 팀을 맡은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브루스는 주로 수비 축구를 선호하는 감독이다. 뉴캐슬 팬들은 더 진보적이고 공격적인 감독 선임을 기대하고 있었다.

팬들의 분노를 다독이는 것 외에도 브루스 감독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뉴캐슬은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42골 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이적시장에서 최고의 공격수 페레스(12골)와 론돈(11골)을 잃었다. 이번주에 스트라이커 조엘 린튼과 계약했지만 그는 한 시즌도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한 적이 없으며, 현재 뉴캐슬에서 EPL 경험을 가지고 있는 공격수는 거의 없다. 브루스가 골을 더 넣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다시 수비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뉴캐슬의 신임 감독 스티브 브루스는 팬들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팀 상황이 이런 가운데,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기성용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만약 뉴캐슬에 머물거나 다른 EPL 팀 계약을 원한다면, 이번 시즌은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기성용에게 한 가지 좋은 소식은 브루스 감독이 중앙 미드필더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브루스 감독은 4-4-2, 4-4-1-1, 4-2-3-1, 3-5-2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사용한 실용주의적 감독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같은 방식으로 사용해 왔다. 브루스의 포메이션에서는 보통 수비형 미드필더 구성이 태클과 블로킹에 초점을 맞춘 미드필더 한 명에 공을 잘 지키고 공격을 지휘하는 수비형 플레이메이커 한 명이 함께 서는 ‘Double Pivot’(더블 피벗)으로 이뤄진다. 

기성용은 ‘더블 피벗’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선수다. 17/18 시즌 뉴캐슬 미드필더 중에서 기성용은 패스 성공률 1위와 경기당 평균 패스 5위 기록했으며 수비 통계도 나쁘지 않았다. 또한 스완지 시티와 한국 대표팀을 위해서도 정확한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브루스 감독이 작년시즌 태클과 인터셉션이 가장 많았던 아이작 헤이든의 거취에 따라 기성용은 좀 더 수비적인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 헤이든은 6월에 가족과 더 가깝게 살기 위해 런던으로 떠나겠다고 요청했으나 감독 부임 이후 마음이 바뀌었음을 내비쳤다.

그렇다면 기성용이 얼마나 경기에 나설 지는 플레이메이커 자리 경쟁자인 잭 콜백과 션 롱스태프의 이번 시즌에 달려 있다.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롱스태프를 영입하려 했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콜백은 뉴캐슬의 전감독 베네티즈가 임대 영입한 선수지만, 브루스 감독과는 선덜랜드에서 인연이 있고 이번 7월 프리시즌에도 선발 라인업에 계속 포함되었기 때문에, 선발로 올라설 수도 있다. 

기성용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기 위해 다음 달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최대한 빨리 브루스 감독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롱스태프가 맨유로 떠난다 해도 시즌 초반에는 헤이든이나 콜백의 백업이 되어야만 할지도 모른다. 기성용이 더 나은 선수이기에 불공평해 보일 수 있으나, 브루스 감독 입장에서는 시간이 별로 없고 어려운 상태이기에 전술을 확실히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콜백이 믿음이 갈 것이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기성용은 치열한 주전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기성용과 브루스감독은 비슷한 입장에 처해 있다. 시즌 초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마지막 EPL 기회일 수 있다. 둘 다 과거의 정신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브루스 감독은 노리치 팬들이 기억하는 전설적인 선수다운 결단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으며, 기성용은 그의 축구커리어와 국가대표팀을 통해 우리가 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보여야 할 것이다.

* 컬럼니스트 루크 부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근무하는 영국인이다. 2009년 한국에 처음 도착해 지금은 8년차 서울시민으로 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30년 넘게 노리치 시티 팬이며, 현재 노리치 팬진에도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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