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로 대표되는 초호화 군단의 리그. 가장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는 리그. 현대 축구의 발전상을 따라가려면 스페인라리가를 놓쳐선 안 된다. 'Football1st'는 세계 축구의 1번가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축구 소식을 2019/2020시즌에도 깊이 있게 전하려 한다. <편집자 주>

발렌시아의 부활을 이끌어 온 마테우 알레마니 단장이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 임원 한 명의 교체를 넘어서는 큰 사건이다. 현지 보도를 보면 발렌시아 내부에서 곪아 온 문제가 이제야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일 수도 있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알레마니 단장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그 이유는 피터 림 회장과의 돌이킬 수 없는 견해차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사임이 발렌시아에 큰 타격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알레마니 단장의 사임이 큰 비중으로 다뤄지는 건 구단 성공에 그만큼 큰 공을 세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발렌시아는 2015/2016, 2016/2017 두 시즌 동안 스페인라리가 12위로 추락하며 위기에 몰렸다. 그 뒤로 두 시즌은 연속 4위에 오르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알레마니 단장은 부활 직전인 2017년 3월 부임해 성공적인 이적 시장을 보내며 발렌시아를 되살린 인물로 평가 받는다.

알레마니는 법조인으로서 업무 관련 지식을 갖췄고, 20대였던 1990년부터 레알마요르카 운영에 참여하며 어린 나이에도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 2000년에는 레알마드리드가 경영진으로 영입하려 했으나 마요르카가 파격적으로 회장직을 제안하며 마음을 돌렸다. 마요르카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 나이가 고작 37세였다. 마요르카를 경영한 5년 동안 라리가 3위(2000/2001), 코파델레이 우승(2002/2003) 등 뚜렷한 성과를 냈다. 특히 코파 우승은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마르셀리노 감독 입지에도 영향

알레마니 단장의 이탈은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알레마니 단장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마니 단장이 부임하고 약 2개월 지난 2017년 5월 마르셀리노 감독이 뒤따라 고용됐다. 이후 두 인물은 성공적인 2인 3각 체제로 발렌시아를 이끌어 왔다. 마르셀리노 감독의 4-4-2 포메이션에 딱 맞는 선수들을 찾아 잘 수급해 준 것이 알레마니 단장이었다.

발렌시아는 두 시즌 연속 4위에 오르며 제 궤도로 돌아왔지만, 아직 완벽한 강팀으로 복귀한 건 아니다. 2018/2019시즌의 경우 전반기 내내 경기력과 성적 모두 비판을 받았다. 전반기에 라리가 19경기 중 단 3승에 그쳤다. 이때도 알레마니 단장이 마르셀리노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후반기 19경기 중 11승을 따내는 폭발적인 상승세로 4위에 간신히 복귀했다. 현재 체제가 무너진다면 언제든 중하위권으로 다시 내려갈 위험이 있다.

림 회장이 지속적으로 운영에 개입해왔다는 점 역시 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림 회장이 ‘스포츠 관련 결정’에 개입해 왔으며, 결국 알레마니 단장은 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림 회장은 싱가포르의 갑부로서, 2014년 발렌시아를 인수해 현재까지 경영하고 있다.

이강인은 어떻게 되나

발렌시아의 사정은 최고 유망주인 이강인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4-4-2 포메이션을 고수하며 이강인에게 적합한 포메이션이 없는 상태를 유지한 것, 그럼에도 이강인의 잔류를 발나 것 모두 마르셀리노 감독이었다. 알레마니 단장은 매 이적시장마다 전력을 구상하는 역할을 한다. 단장의 변화는 이강인의 2019/2020시즌 행보와 결정되는 시기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레마니 단장은 이강인의 임대를 허락하되 완전이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강인은 발렌시아 1군 소속으로 프리 시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9일(한국시간) 스포르팅CP와 가진 원정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활발한 활약을 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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