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안양] 유지선 기자= “응원 문화까지 달라졌다.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FC안양 팬 양연준 씨)

올 시즌 안양 홈구장에 새롭게 도입된 가변석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안양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28일 안양과 부천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19’ 21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안양종합운동장에는 무려 4,147명의 팬들이 찾았다. 한주의 시작을 앞둔 일요일 늦은 저녁에 킥오프 된 경기였지만, 이날 경기장은 안양 축구를 즐기려는 팬들로 북적였다.

4,147명은 올 시즌 안양 홈경기를 통틀어 두 번째로 많은 관중 수다. 최다 관중은 지난 5월 홈 개막전에서 기록한 11,098명이다. 홈 개막이란 특수성을 감안하면, 부천전 기록한 관중 수는 뿌듯한 수치다. 2천명 대에 머물던 홈 관중이 최근 3경기 연속 3,008명, 4,058명, 4,147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내달린 연승 행진도 안양의 흥행 요인 중 하나지만, 새롭게 도입된 가변석도 관중몰이에 한몫을 하고 있다. 실제로 3,486석으로 마련된 가변석은 3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 중이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안양 팬 양연준(42) 씨는 “아내와 아이들이 먼저 와보고는 너무 좋다고 해서 오늘 온 가족이 함께 왔다”면서 “가변석 설치는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팬들이 경기장을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구조다. 오랜만에 경기장에 왔는데, (가변석 덕분에) 응원 문화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가변석 설치는 구단주인 최대호 안양시장이 제시한 아이디어다. 안양 구단은 여기에 또 하나의 아이디어를 더했다. 가변석과 관중석 사이를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매 경기 트랙 위에 푸드 트럭과 물놀이 시설을 설치해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실제로 수영복을 입고와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적잖았고, 직접 가지고 온 공을 차면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있었다.

잔디가 있는 그라운드를 제외한 모든 공간이 팬들에게 오픈된 셈이다. 자연스레 선수들과 팬의 스킨십 기회도 늘었다. 라커룸에서 나오는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향할 땐 누구에게나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기회가 생긴다. 자칫하면 동선이 뒤엉킬 수도 있지만, 곳곳에 배치된 안전요원이 깔끔하게 동선을 분리해 혹시 모를 불상사를 방지한다.

그 덕분에 팬들은 매 경기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고,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에 큰 힘을 얻는다. 조규성도 그라운드에 나설 때마다 팬들과 접점이 생기는 것에 대해 “굉장히 큰 힘이 된다”고 했다. “함성 소리가 가까이에서 느껴져 슈팅을 할 때마다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이름을 불릴 때도 마찬가지다. 선수들과 팬들이 하나가 돼서 뛰는 느낌”이라며 가변석이 주는 장점도 덧붙였다.

실제로 경기력에 미치는 효과가 적잖다.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선수들에겐 끝가지 포기하지 않고 뛰게 만드는 힘이 돼준다. 이날 경기서 안양은 후반 30분 정택훈에게, 후반 36분에는 닐손주니어에게 실점하며 1-2로 리드를 허용했다. 그러나 안양 팬들은 큰 함성으로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뛴 결과 후반 추가시간에 김원민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안양의 김형열 감독도 “선수들과 팬들이 소통한다는 것이 참 좋다. 욕하더라도 바로 앞에서 욕하는 것 아닌가”라고 호탕하게 웃으면서 “그래서 팬들이 더 신나하시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가변석 설치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했다. 안양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가변석이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더 진한 보랏빛을 만들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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