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안양] 유지선 기자= “안양이 광주를 7-1로 이겼지만, 우리와 하는 경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부천FC 송선호 감독이 예고한대로 쉽지 않은 경기가 됐다.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오던 FC안양이 부천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21라운드 경기에서 안양이 부천과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안양은 4,147명의 관중 앞에서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 1점을 챙겼다.

부천을 상대로 최근 2경기 승리가 없던 안양은 오늘 경기를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형열 감독은 “선수들끼리 ‘올해 부천을 한 번도 못 이겼는데, 한번 이겨보자’고 이야기하더라.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꼭 한 번 이기자고 벼르는 모습이 참 좋다”며 흐뭇해했다.

누가 강조하지 않더라도 선수들끼리 부천전 승리를 다짐하며 하나로 뭉친 것이다. 6연승보다 더 큰 의미를 뒀던 부천전 승리, 그러나 안양은 이번에도 천적 부천을 넘지 못했다.

안양은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지난 라운드 광주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척추에 통증을 호소한 정민기 대신 양동원이 골문을 지켰고, 알렉스와 조규성, 팔라시오스가 공격의 선봉장에 섰다. 부천은 김륜도와 말론 투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반 초반 주도권은 홈팀 안양의 차지였다. 안양은 3백 중앙에 선 최호정이 빌드업의 시발점이 됐고, 전방에서는 팔라시오스와 조규성이 호시탐탐 상대의 골문을 노렸다. 처진 위치에 선 알렉스는 자신의 장점인 드리블 능력을 십분 활용해, 전방으로 공을 배급하는 데 집중했다. 전반 14분 알렉스가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달고 쇄도하면서 팔라시오스에서 끝까지 공을 연결해주는 장면에서는 팬들이 관중석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부천도 호락호락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좌우 윙백 안태현, 김한빈까지 내려와 5백에 가깝게 서면서 공간을 내주지 않았고, 조규성 혹은 팔라시오스가 공을 잡으면 중앙 미드필더 박건이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 두 선수가 슈팅 기회를 쉽게 잡지 못하도록 했다.

부천은 전반전 중반 이후 공격에 서서히 박차를 가했다. 전반 21분 이시헌이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양동원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고, 5분 뒤에는 말론이 찬 기습적인 슈팅이 다시 양동원에 손에 차단됐다.

그러나 전반전 종료 직전 부천이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전반 추가시간 김재우가 김상원에게 태클을 하는 과정에서 반칙이 선언돼 안양에 페널티킥이 주어진 것이다. 안양은 키커로 나선 알렉스가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하면서 선취 득점을 기록했다.

부천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이시헌을 빼고 송홍민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그러나 후반 초반에도 안양의 매서운 공격이 이어졌다. 안양은 팔라시오스와 알렉스가 여러 차례 부천 수비진을 흔들었고, 후반 21분에는 조규성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부천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부천은 역시 안양의 천적이었다. 후반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정택훈이 후반 3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고, 정택훈의 발을 떠난 공이 그림 같은 궤적을 그리며 안양의 골망을 흔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부천은 후반 35분 최호정의 반칙을 이끌어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닐손주니어가 마무리했다. 그러나 안양은 후반 추가시간 김원민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극적인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안양으로선 아쉬운 경기였다. 부천을 상대로 3경기 무승을 이어갔고, 6연승 도전도 무산되고 말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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