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팀 K리그 소속으로 뛴 수문장 조현우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장에 선수들도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서 호날두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호날두의 의무 출전(45분) 조항이 계약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호날두는 몸조차 풀지 않은 채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실망한 팬들은 호날두의 얼굴이 전광판에 잡히자 야유를 보냈고, 간절함을 담아 호날두의 이름을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팬들의 간절함 외침을 끝까지 외면했다. 뿔난 팬들은 호날두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의 이름을 연호하며 응수했다.

당황스럽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조현우는 “호날두가 경기에 나오지 않을 것이란 사실은은 저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면서 “처음 있는 일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저희보다는 경기장에 찾아와주신 팬 분들이 더 힘드시지 않았을까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조현우는 당초 예정돼있던 킥오프 시간(8시)을 한 시간 남겨두고 평소처럼 그라운드에 나와 20분 가량 워밍업을 했다. 오후 7시부터 나와서 워밍업을 하던 선수는 송범근과 조현우 둘뿐이었다. “나와서 워밍업을 하는데 양 팀 선수들이 안 나오길래 당황스러웠다”던 조현우는 “다시 라커룸으로 들어가서 (남은 시간을) 잘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팬들이 후반전 호날두에게 일제히 야유를 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도 벤치에서 팬들의 야유를 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선수들끼리 ‘나와서 몸 좀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선수들도 벤치에서 가슴 졸이며 상황을 지켜봤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는 팬들을 기만한 경기가 되고 말았다. 리오넬 메시를 앞세워 올스타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전반전 막바지에 15분만 뛰고 돌아간 지난 2010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 순간이었다.

조현우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예전처럼 많은 팬 분들에게 재미와 함께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경기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물론 팬 분들은 호날두가 많이 보고 싶고, 더 치열한 경기를 예상하셨을 것이다. 저희도 시즌 중이라 쉽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식의 경기는 선수로서도 아쉽다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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