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의 내한 경기가 예상과 달리 비판과 실망 속에 마무리되면서 당혹스런 처지가 됐다.

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3-3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당일 입국한 유벤투스가 항공편 운항 지연과 교통 체증 때문에 경기장에 늦게 도착했고, 킥오프가 50분 지연됐다. 또한 45분 이상 출장할 것으로 알려져 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지 않는 등 논란을 남긴 경기였다.

특히 고가의 입장권 약 6만 석이 매진됐고, 관중 대부분이 호날두를 보러 온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벤치에만 앉아 있던 호날두의 모습은 논란을 낳았다.

애초 주관사 더페스타는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45분 이상 뛰지 않을 경우 금전적으로 배상한다’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항은 많은 관중이 호날두가 꼭 뛸 거라고 예상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프로연맹 역시 유벤투스와 더페스타 사이에 이 조항이 존재하는 걸 확인한 뒤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연맹과 더페스타의 계약 조항은 ‘호날두는 45분 이상 출전한다. 단, 선수가 부상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가 존재할 때는 출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다. 다만 이를 증명할 책임은 더페스타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조항대로라면 프로연맹도 더페스타로부터 배상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프로연맹이 전한 바에 따르면, 더페스타는 경기 직후 입장 표명을 거부했으며 ‘곧’ 배포될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보도자료에는 유벤투스와의 계약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경기 후 유벤투스 측의 설명에 따르면, 호날두가 뛰기 힘들다는 건 경기 전날 조짐이 보였다. 프로연맹은 이 정황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더페스타가 사전에 호날두의 상태를 알고 있었는지는 프로연맹이 확인하지 못했다.

프로연맹은 곧 팬들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팬들께서 느끼신 실망감에 대해서는 정말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