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각한 상대에게 패배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K리그 올스타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자존심을 살렸다.

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3-3 무승부로 끝났다. 전반 6분 오스마르의 골로 팀 K리그가 앞서갔고, 2분 뒤 유벤투스가 시모네 무라토레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44분 세징야의 결승골로 앞서나간 팀 K리그는 후반 4분 타가트의 추가골로 점수를 벌렸다. 후반 33분 블래즈 마튀디에게 헤딩골을 내줬고, 후반 36분에는 마티아스 페레이라에게 실점했다.

유벤투스가 당일 입국해 킥오프 시간까지 경기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결국 경기는 5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팀 K리그가 체력에서 앞서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다. 지난 2010년 K리그 올스타가 바르셀로나에 2-5로 패배한 것처럼, 올스타팀은 기본적으로 상대보다 조직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상대로 유벤투스가 더 나은 팀 플레이를 보여줬다. 유벤투스 선수들이 종종 보여주는 간결한 원터치 패스는 오래 호흡을 맞춘 사이에서만 나오기 때문에 K리그 선수들이 재현할 수 없었고, 이를 막을만한 수비 조직력을 유지하는 것도 무리였다.

대신 팀 K리그는 높은 집중력과 스피드, 체력으로 승부했다. 선제골은 오스마르가 곤살로 이과인의 안이한 볼 키핑을 틈타 과감한 몸싸움으로 공을 빼앗은 뒤 날린 중거리슛에서 비롯됐다. 팀 K리그는 경기장을 넓게 쓰며 유벤투스 선수들보다 더 경기에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다소 불편한 상황에서 슛 기회가 생겨도 팀 K리그의 공격수들은 끝까지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려 노력했다. 문전침투 후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세징야의 골, 믹스의 슛이 수비수에게 맞고 튕겨 나오자 재빨리 차 넣은 타가트의 골 모두 여기 해당했다.

자신감이 붙은 세징야는 후반전 들어 브라질 선수들의 장기인 ‘헛다리’ 드리블로 유벤투스의 주전 풀백 주앙 칸셀루에게 도전하기도 했다. 뛰어난 중원 장악 능력을 보여준 오스마르, 후반전 투입돼 언제나처럼 재빠른 몸놀림을 보여준 타가트가 각자 자신의 장기를 발휘했다.

유벤투스는 교체카드 일부를 팀 K리그보다 오히려 늦게 썼다. 후반전에 투입된 마튀디, 페레이라 등이 팀 K리그 진영을 휘젓고 그 사이오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가 활보하면서 부족한 수비 조직을 공략했다. 그 결과 팀 K리그가 숭리를 지키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끝까지 경쟁력을 보여주며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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