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가 골키퍼 오승훈을 영입한다. 울산현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던 오승훈을 보강하면서 여름 전력강화의 가장 중요한 숙제를 풀었다.

오승훈은 25일 새벽 4시경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울산 동료 및 팬들에게 보내는 작별인사를 올리며 이적을 기정사실화했다. 오승훈은 “다시 한 번 축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수 있게 해 준 감독님 이하 팀 동료들, 코칭 스태프, 구단 직원분들 모두 너무 감사드린다”고 메시지를 시작했다. 이근호의 주도로 울산 동료들이 자신의 환송회를 열어줬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오승훈의 이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비셀고베에서 뛰던 김승규가 울산으로 향하고, 오승훈은 제주로 가는 연쇄이동이 곧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오승훈은 K리그1 22경기 중 20경기에서 골문을 지킨 울산의 주전 골키퍼였다. 오승훈의 밟아온 길은 스타와 거리가 멀었다. J2(일본 2부)에서 주전으로 뛰다 2015년 대전시티즌으로 이적하며 국내 무대를 밟았다. 이후 대전과 상주상무를 거쳐 2018년 울산으로 이적했다. 울산에서 지난 시즌 17경기를 소화하며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올해처럼 완전히 주전으로 뛸 것은 예상 밖이었다. 오승훈은 선두 경쟁 중인 팀의 주전 골키퍼를 맡을 자격을 증명하면서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골키퍼는 제주의 가장 큰 약점 포지션 중 하나였다. 주전 골키퍼 이창근의 재능은 충분히 뛰어나지만, 슬럼프가 문제였다. 제주는 3승 7무 12패로 현재까지 패배가 절반이 넘는다. 40실점을 내준 수비력은 경남FC(42실점)에어 두 번째로 나쁘다. 최윤겸 감독은 계속된 실점과 패배 때문에 이창근의 경기력이 더욱 저하됐다며 최근 황성민을 번갈아 기용하기도 했다. 황성민은 그동안 K리그2와 내셔널리그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뛰어 온 골키퍼다. 황성민을 기용하면서 경기력이 한결 나아졌지만, 제주는 더 확실한 카드를 원했다.

제주는 7월 이적시장에서 골키퍼를 수급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모색했다. 그 과정에서 FC서울의 양한빈과 이적설이 나기도 했다. 서울은 주전급 골키퍼로 유상훈과 양한빈 두 명을 보유한 팀이다. 올해 유상훈이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가운데, 제주는 트레이드 형태로 양한빈을 영입하려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잘 진전되지 않았다. 서울은 7월 들어 양한빈을 두 차례 선발로 기용하는 등 오히려 팀 내 비중을 늘렸다. 또한 이창근이 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골키퍼 보강은 꼭 필요했다.

제주는 비교적 선수층이 두꺼운 미드필드를 유지한 상태에서 나머지 포지션을 보강하며 강등권 탈출을 위한 선수단을 구축 중이다. 공격수 이근호(전 전북), 남준재(전 인천)가 합류했고 유망주 서진수가 주전급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공격진이 크게 물갈이됐다. 이근호가 이적 이후 부상으로 이탈해 있지만 외국인 공격수 오사구오나까지 수급했다. 센터백으로 최규백이 합류했고, 부상으로 전반기를 거의 놓친 레프트백 정우재 역시 전력에 복귀했다. 전반기 부진했던 라인업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이 바뀌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