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전반전을 지배한 문선민이 후반전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K리그 선두 싸움의 주인공은 윙어 문선민이었다.
14일 전라북도 전주에 위치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를 치른 전북이 울산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리그 선두를 놓고 벌인 대결에서 두 팀 모두 승점 1점을 추가하면서 전북이 울산보다 한 경기 더 치른 가운데 승점 1점차 선두를 지켰다.
창의적인 유망주 투입, 그러나 효과 못 본 양팀
전북과 울산의 선발 라인업은 비슷했다. 포메이션은 조금 달랐지만 두 팀 모두 공격적인 스타일의 미드필더를 기용했다. 전북은 한승규, 울산은 이상헌이었다. 이번 시즌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 젊은 선수들이었다. 특히 한승규는 지난해 소속팀이었던 울산 상대로 기량을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경기 전 “한승규와 이상헌은 특징이 비슷하다. 두 선수의 대결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는 점이 두 선수의 공통점이었다. 경기는 창의적인 공격형 미드필더가 활약하기 힘든, 선 굵은 축구 중심으로 흘러갔다. 둘 중 K리그에서 더 많이 검증된 한승규의 경우 올시즌 출장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해 작년 영플레이어 수상자다운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울산은 후반 7분 이 경기의 첫 번째 교체카드로 이상헌을 빼고 공격수 이근호를 투입했다. 전북은 임선영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승규를 기용한 상태였고, 교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문선민의 스피드가 돋보인 전반전
두 팀의 경기는 이번 시즌 내내 그랬던 것처럼 스피드 빠른 측면 자원 위주의 대결로 흘러갔다. 울산은 김인성, 전북은 문선민과 로페즈 위주로 공격을 진행했다.
특히 경기 초반을 지배한 건 문선민이었다. 문선민은 울산의 베테랑 레프트백 박주호를 상대로 자신이 승리할 수 있는 스피드 대결을 자주 시도했고, 높은 확률로 승리했다. 울산은 박주호의 상대적 약점이 자꾸 부각되는 동안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고 문선민이 활개치는 걸 재켜봐야 했다.
선제골은 문선민의 개인기량이 만들어낸 페널티킥에서 비롯됐다. 문선민은 속공 상황에서 폭발적인 드리블로 문전에 들어간 뒤 크로스를 시도했다. 공이 수비수에게 맞고 떨어지자 재차 달려들어 공을 따낸 뒤 이동국과 주고받으며 슛 기회를 노렸다. 이때 믹스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전반 9분 페널티킥 키커 이동국이 오승훈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고 오른쪽 아래로 깔아 찬 공이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그밖에도 로페즈의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슛이 골대에 맞고, 김인성의 폭발적인 문전 침투가 전북 수비수들을 위협하는 등 경기는 윙어 중심으로 전개됐다.
울산이 동점을 만든 무기는 전북보다 우월했던 세트피스였다. 전반전에 전북보다 훨씬 많은 프리킥, 코너킥 기회를 만들어낸 울산은 전반 33분 마침내 하나를 살려냈다. 울산이 이날 여러 차례 얻어낸 세트피스가 결국 동점골로 이어졌다. 김보경의 코너킥을 주민규가 깔끔한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주민규는 전북 서포터 앞에서 귀에 손을 대며 환호 혹은 야유를 유발하고, 전북 벤치 근처에서 어퍼컷 세리머니까지 하며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주니오 대신 최근 컨디션이 좋은 주민규를 선발 기용한 김 감독의 선택이 적중한 대목이었다.
후반에 더 강했던 울산, 그러나 득점 실패
미드필더들이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 외에 눈에 띄는 장면이 부족하고, 경기 양상을 볼 때 차라리 공격수를 늘리는 게 더 합리적이었다. 벤치가 화려한 울산이 먼저 변화를 줬다. 후반 7분 이근호를 투입하며 투톱으로 전환했다. 후반 16분 주민규를 주니오로 바꿨다. 공격 숫자가 많아진 울산이 일시적으로 경기 흐름을 압도했다. 울산은 후반 35분 중앙 미드필더 믹스 대신 윙어 황일수를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인 시도를 했다.
반면 전북은 김신욱의 이적 이후 쓸 만한 벤치 공격자원이 부족했다. 후반 17분 이동국을 이비니로 바꾼 뒤 전술 변화를 주지 못했다. 후반 39분 홍정호의 부상으로 수비수 김민혁을 투입했다. 그밖에는 전반전 라인업을 유지하며 여전히 로페즈, 문선민 위주로 공격했다. 그러나 전반전과 달리 문선민을 향한 속공을 울산이 미리 대비하면서 문선민은 측면 또는 후방 먼 곳에서 드리블을 시작해야 했고, 두 팀 모두 공격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주니오가 결정적인 기회를 두 차례 잡았으나 모두 놓쳤다.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공격적인 교체로 한승규 대신 김진수를 투입했다. 공격적인 수비수 김진수를 윙어로 투입하는 변칙적인 전략이었다. 김진수는 투입되자마자 스루 패스를 받아 결정적인 슛을 날렸지만 선호하는 왼발이 아니라 오른발에 걸렸고, 오승훈의 정면으로 차고 말았다. 종료 직전 문선민의 마지막 하프발리슛이 아슬아슬하게 선방에 막히면서 경기가 끝났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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