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국 대표 선수들을 가장 많이 품었던 리그, 돈의 액수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리그, K리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그. 모두 중국슈퍼리그(CSL) 이야기다. 중국인들의 돈봉투 너머를 보려 노력해 온 'Football1st'가 중국 축구 '1번가'의 현재 상황과 그 이면을 분석한다. 가능하다면 첫 번째로. <편집자주>

 

중국슈퍼리그(이하 CSL)이 다시 투자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2019시즌 16라운드 현재 14위에 머문 상하이선화는 최강희 감독을 영입하자마자 김신욱과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스테판 엘 샤라위를 데려왔다. 김신욱에 이적료 71억 원 정도를 지급했고, 엘샤라위 이적에는 237억 원 가량을 이적료로 썼다. 연봉을 제외하더라도 이적료만 300억 원을 넘게 쓴 것이다.

 

다른 팀들도 지갑을 열었다. 상하이선화 지역 라이벌인 상하이상강은 웨스트햄에서 뛰던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를 영입하는데 330억 원 가량을 사용했다. 여기에 레알마드리드에서 뛰는 가레스 베일을 영입하려는 팀도 있다. 스페인 현지 언론은 중국 한 구단이 베일에 연봉 450억 원 가량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현지 관계자 말과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그 관계자는 “베일을 데려가고 싶은 구단이 있다. 자금력도 좋은 팀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구단은 고액 이적료를 쓰면 그와 같은 금액을 중국축구협회에 발전기금으로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이적료를 쓰지 않고 연봉을 높이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려 하기에 이적 성사 가능성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다른 팀들도 전력 보강을 위해 백방으로 선수를 알아보고 있다. 후반기에 반전을 노리는 팀들은 외국인 선수 리스트를 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잠잠하던 CSL 구단이 활발하게 움직인 이유가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2019시즌 16라운드를 기해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을 바꿨다. 경기당 출전 인원을 3명에서 4명으로 바꿨다. 3명을 선발로 쓰고 외국인 선수끼리 교체할 수 있게 만들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갑자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을 3명으로 바꾼 뒤 2년 6개월만에 다시 규정을 바꿨다.

 

다음 시즌에는 사라졌던 아시아쿼터도 다시 부활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 중국 축구 관계자는 “이번 시즌 중반에도 아시아쿼터를 부활시킨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상대적으로 이적료와 연봉이 싸고 좋은 선수를 영입하길 바라는 팀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한 한국 에이전트는 “벌써 한국 선수에 관한 문의가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CSL은 의미 없이 큰 금액을 이적료와 연봉으로 지급하던 혼란기를 넘어 조금씩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같은 돈을 쓰더라도 적응을 잘할 수 있는 감독과 선수를 불러들이고 있다. 아시아쿼터까지 부활하면 K리그 시장도 조금 활기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 에이전트는 “K리그 내 이적은 너무 조용하다. 성사돼도 금액이 너무 적다”라며 “이 시장을 깨우려면 외부 자금이 들어오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2팀을 내보낸 것에 만족하고 있다. 광저우헝다와 상하이상강이 8강에 올랐다. 이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면 다음 시즌 이적시장은 더 뜨거워질 가능성도 있다.

 

글= 류청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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