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수가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처음으로 공개 해명했다.

2019 KEB하나은행 FA컵 8강 경남FC전에서 골을 터뜨린 유병수.

[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가족의 명예를 걸고 결단코 승부조작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음을 확실하게 말씀드립니다." 

2019 FA컵 기적의 주인공인 화성FC 공격수 유병수가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2010년 이후 줄곧 자신을 괴롭혔던 승부조작 연루설을 전면 부인하기 위해서다. 유병수는 소속팀 화성FC가 K3 팀으로는 처음으로 FA컵 4강에 오르는 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오랫동안 대중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던 유병수는 이 성과로 다시 팬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유병수의 행방을 궁금해하던 축구팬들은 2010년 K리그 득점왕이던 유병수의 건재에 박수 갈채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9년간 유병수를 따라다닌 승부조작 연루 루머는 여전히 그를 괴롭혔다. 유병수는 8일 저녁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제가 소속팀에서 활약할 때마다 여전히 부정적인 댓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을 둘러싼 루머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해명했다.

이 글에서 유병수는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저를 아직도 승부조작에 연루된 범죄자인것처럼 보는 시선들"이었다고 밝힌 뒤, "인터뷰를 하고 나면 종종 제목이나 내용 중간에 그런 표현이 함시되어 있었고, 제가 아니라고 말을 해도 내용과 댓글이 자극적으로 올라온 적이 많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유병수는 이어 "많은 분들이 해명하라고 하는데 어디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며 "이번 기회에 개인 SNS를 통해 이야기를 드리려 한다"고 적었다. 

유병수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중 일부

장문의 글을 통해 유병수는 "2011년 승부조작 사건 발생 이후 단 한 번도 조사를 받은 적도, 경찰에 불려간 적도 없다"며 "그 해 여름 중동으로 이적한 사실을 두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 이적과 이후 유럽 생활, 군 문제 미해결로 군대를 다녀오는 과정까지 소상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유병수는 또 '추적 60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걸어 온 전화를 받은 가족 중 한 명이 '모른다'고 대답한 인터뷰를 "지인과의 통화"라며 음성변조되어 내보내는 등 언론과 여론에 자신이 마치 승부조작 가담자로 취급되어 온 것이 몹시 괴로웠음을 하소연하기도 했다. 

유병수의 오랜 억울함은 2018년 9월 경찰로부터 "제보를 받고 5개월간 조사를 했는데 아무 혐의가 없어 내사 종결했다"는 전화를 받으며 어느 정도 풀린 것으로 보인다. 지은 죄가 없는 상황에서 공개 해명을 하기도 애매했다고 생각한 그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FA컵 4강행으로) 관심을 보여주실 때 제 진심을 알려드리는게 좋다고 생각했다"며 "제 인생과 소중한 제 가족의 명예를 걸고 결단코 승부조작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확실하게 말씀드립니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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