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브라질은 축구 역사상 가장 큰 패배를 당했던 장소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코파아메리카 우승컵을 들었다. 월드컵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며 비극의 기억을 점차 씻어가고 있다.

8일(한국시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마라카낭에서 ‘2019 브라질 코파아메리카’ 결승전을 가진 브라질이 페루를 3-1로 꺾고 우승했다. 통산 9회 우승이다. 2007년 이후 세 개 대회 연속으로 우승을 놓치며 고전했던 브라질이 왕좌에 복귀했다.

결승전 장소 마라카낭은 ‘1950 브라질월드컵’ 마지막 경기 장소로 유명하다. 당시 우승팀은 4팀이 참가하는 최종 풀리그로 가리게 되어 있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와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할 수 있었다. 브라질 전력이 우루과이보다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은데다, 당시 신축 경기장이었던 마라카낭에 약 20만 명이 들어차 일방적인 응원을 했다. 그러나 브라질이 충격적인 1-2 패배를 당하자 일부 관중이 스탠드에서 그대로 떨어져 죽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브라질 축구 역사상 최악의 패배다.

최근 브라질은 마라카낭의 비극을 여러 차례에 걸쳐 극복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전 장소로 마라카낭을 다시 쓰기로 하면서 최근 대대적인 개보수를 했고, 국제대회 결승전을 여러 차례 유치했다. 브라질은 2013 컨페더레이션스컵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우승을 모두 마라카낭에서 달성했다. 다만 2014년 월드컵은 4강에서 독일에 1-7 대패를 당하는 바람에 마라카낭에 가지도 못했다.

마라카낭에서 코파 우승을 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은 코파 강국이지만, 마라카낭이 건설된 1950년 이후 한 번도 대회를 유치하지 않았다. 한동안 코파가 개최국을 정하지 않고 분산 개최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마라카낭이 결승전으로 쓰인 첫 코파였고, 브라질은 우승을 달성했다.

브라질은 월드컵을 제외한 각종 대회 우승을 마라카낭에서 달성하면서 69년 전의 아픈 기억을 서서히 씻어가고 있다. 다만 페루를 꺾고 우승할 때 관중은 58,584명으로 과거의 20만 명에는 크게 못 미쳤다. 현재 마라카낭의 관중 정원은 약 78,000석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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