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화성FC의 공격수 유병수(31)가 FA컵 무대에서 5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놀라운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유병수는 3일 저녁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FC와 한 ‘2019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화성FC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아마추어로 분류되는 K3리그 팀 화성이 K리그1 팀 경남의 발목을 잡고 당당히 4강에 오른 것이다. K3리그 팀이 4강에 오른 것은 FA컵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돌풍의 중심에는 유병수가 있었다. 유병수는 목포기독병원과의 FA컵 2라운드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시동을 걸더니, FA컵에서 매 라운드 득점에 성공했다. 2라운드부터 경남과의 8강까지 총 5경기에서 기록한 골만 7골이다.

유병수는 3라운드(64강)에서 안산그리너스를 상대로 추격의 발판이 되는 값진 동점골을 터뜨렸고, 탄력을 받은 화성은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4라운드(32강)에서는 양평FC와 만나 멀티골을 터뜨려 5-2 승리에 큰 힘을 보탰고, 천안시청축구단과의 16강에서도 0-1로 끌려가던 후반 18분 페널티킥 골로 균형을 맞췄다.

중요한 순간마다 한방을 터뜨린 것이다.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가던 유병수는 FA컵에서의 활약으로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008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유병수는 첫 시즌 12골을 터뜨리며 인천의 간판 공격수로 우뚝 섰고, 이듬해 22골을 터뜨려 K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프로 데뷔 2년차에 K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놀라운 득점력을 보여주면서 ‘월미도 호날두’라는 별명이 붙었고, K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잠시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그러나 2년차에 정점을 찍은 유병수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승부조작 연루설에 휘말렸고,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힐랄로 둥지를 옮기면서 국내 팬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져갔다. 2013년 러시아 로스토프에 둥지를 틀었지만, 적은 출전 기회와 3시즌을 통틀어 3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면서 러시아 무대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국내로 발길을 돌린 유병수는 상근 예비역으로 K3리그 팀 김포시민축구단에 합류했다. 올 시즌에는 인천에서 연을 맺었던 김학철 감독이 이끌고 있는 화성에 둥지를 틀었다.

그렇다고 해서 프로 복귀에 대한 생각을 아예 접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여름 소집해제 이후 프로팀의 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당시 유병수는 친정팀 인천을 포함해 일본 J2리그, 호주 A리그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이적을 시도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았다. 결국 그라운드 위에서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프로무대 복귀에 실패한 경험은 실제로 유병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모습이다. 특히 FA컵에서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FA컵은 관심 밖으로 밀려있던 아마추어 팀들이 축구 팬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무대다. FA컵에 나서는 유병수의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유병수는 올 시즌 K3리그 8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화성 관계자는 "유병수는 부상으로 6월 말이 돼서야 복귀를 했다. 최근 복귀했기 때문에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다. 그럼에도 FA컵 경기에서 골을 넣은 것"이라고 했다.

2라운드를 시작으로 FA컵 전 경기에서 득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유병수, 프로 무대에 다시 복귀할 날을 꿈꾸며 날개를 펼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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