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남미 축구 강호와는 거리가 멀었던 페루가 ‘2019 브라질 코파아메리카’ 결승에 진출했다. 34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4일(한국시간)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에 위치한 아레나 두 그레미우에서 준결승을 치른 페루가 칠레에 3-0 대승을 거뒀다. 칠레는 최근 두 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코파 강호다. 페루의 대승은 뜻밖이었다.

신이 페루의 우승을 점지한 듯 묘하게 골이 터졌다. 전반 21분 칠레의 아르투로 비달이 다리 통증 때문에 제대로 수비를 하지 못할 때 크로스가 문전으로 연결됐고, 헤딩 경합 후 흐르는 공을 에디손 플로레스가 차 넣었다.

전반 38분에는 칠레의 가브리엘 아리아스 골키퍼가 페루 속공을 미리 저지하겠다고 달려 나갔다가 돌파 당했다. 문전으로 재빨리 연결된 공을 요시마르 요툰이 빈 골대에 차 넣었다. 큰 대회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 명백한 실책으로 칠레가 공을 헌납했다.

후반 5분에는 칠레 공격수 에두아르도 바르가스가 결정적인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대에 맞고 나왔다. 이 경기에서 칠레는 슛 시도 19회 대 9회, 점유율 65%로 압도적인 경기를 했다. 그러나 선제골을 내준 뒤 경기 운영이 너무 나빴다. 페루가 좌우 측면의 속도를 활용해 역습을 할 때 칠레의 역습 방어가 형편없었다. 결국 슛의 숫자는 칠레가 많았지만, 슛의 질은 훨씬 떨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페루의 노장 스타 파올로 게레로가 레나토 타피아의 스루 패스를 받아 가볍게 쐐기골을 넣으며 사실상 경기를 끝냈다. 그 뒤에 칠레가 뒤늦게 페널티킥을 얻어냈는데, 바르가스가 골키퍼를 속이는 파넨카 킥을 시도했다가 간단하게 막히는 창피를 당했다.

페루 역시 코파에서 준수한 성적을 남겨 온 팀이다. 최근 8회 연속으로 8강에 진출했고, 2011년과 2015년 연속으로 3위를 기록했다. 결승 진출은 1975년 우승 이후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에 그쳤고, 특히 결승 상대인 브라질을 만났을 때 0-5 대패를 당한 바 있어 기대가 낮았다. 그러나 토너먼트에서 강호 우루과이와 칠레를 모두 무실점으로 잡아냈다.

결승은 8일 에스타디우 두 마라카낭에서 개최국 브라질을 상대로 갖는다. 전력은 브라질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전력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온 페루의 이번 대회 행보를 보면 쉽게 우승팀을 예상하기 힘들어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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