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유지선 기자= 수원삼성이 내셔널리그 소속의 경주한수원을 상대로 고전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간신히 FA컵 4강에 안착했다.

수원은 3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수원과의 ‘2019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이후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간신히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수원은 수원과의 FA컵 8강전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지난 5월 제주에서 진행된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오직 FA컵만 바라보며 준비한 것이다. 한수원은 전지훈련을 떠나 3주 가까이 담금질에 집중했고, 실전 감각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대학 팀과 네 차례나 연습경기를 가졌다. 충분한 휴식과 적응을 위해 경기 이틀 전 수원으로 올라왔다.

한수원의 서보원 감독은 “한 달간 경기를 하지 못해 경기감각이 떨어진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지만 “우리 선수들도 11명이 모두 K리그를 경험한 선수다. 수원이란 강팀을 상대로 자신감을 갖고 뛸 것”이라며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전반전은 버거워보였다. 수원이 전체적인 주도권을 잡고 사실상 반코트에 가까운 경기를 펼친 것이다. 수원은 전반 11분 아크 정면에서 바그닝요가 절묘하게 찔러준 패스를 타가트가 이어받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이른 시간 선취 득점을 기록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수원은 전반전 내내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25분에는 김종우가 문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비어있던 골문을 향해 찬 슈팅이 높게 떴지만, 정규진 골키퍼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 후반 추가시간 수비 뒷공간을 완벽하게 허문 임성택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수원이 전반전 종료를 코앞에 두고 통한의 실점을 기록한 것이다.

이임생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우리 스스로와의 싸움이다. 방심하거나 자만해선 안 된다. 한수원은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얕봐선 안 되는 팀”이라고 경계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한수원이 전반전 종료를 앞두고 수원 선수들의 집중력이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수원은 후반전 결정적 찬스를 만들었다. 후반 19분 구대영이 올려준 크로스를 유주안이 악착같이 골문 안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42분에는 송진규가 찬 중거리 슈팅이 골대 위로 살짝 벗어났다.

팽팽한 균형은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연장 전반 11분 김민규가 수비수 사이 공간으로 슈팅해 역전골을 터뜨리며 한수원이 앞서갔지만, 연장 후반 6분 고명석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수원이 다시 균형을 맞췄다.

승패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한수원의 첫 번째 키커 김운과 두 번째 키커 김민규, 네 번째 키커 김민호가 나란히 실축했고, 반면 수원은 첫 번째 키커 염기훈을 시작으로 세 번째 키커까지 모두 성공시키면서 4강 티켓의 주인이 됐다. “FA컵에서 K리그1 팀들이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했던 이임생 감독. 자칫하면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지만, 가까스로 4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K리그 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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