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국제무대에 사실상 처음 등장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2019 이집트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강호 나이지리아를 꺾고 조 1위를 차지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대륙 동쪽, 인도양에 떠 있는 섬나라다. 동식물의 보고로 유명하지만 축구계에서는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었다. 동남아 혈통에 가까운 마다가스카르 선주민들은 흔히 아프리카 선수들의 강점으로 거론되는 뛰어난 신체능력과 거리가 멀었다. 월드컵이나 네이션스컵에 한 번도 참가하지 못했고, 국제대회 경험이라고는 인도양 지역 대회 정도가 고작이었다.

마다가스카르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네이션스컵 예선에서 사고를 치기 시작했다. 적도기니를 상대로 2전 전승을 거둔 것이 결정적이었다. 예선을 3승 1무 2패로 통과한 마다가스카르는 역사상 첫 본선에서 나이지리아, 기니, 부룬디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마다가스카르는 네이션스컵 데뷔 경기였던 지난 1차전에서 기니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어 2차전에서 부룬디를 1-0으로 꺾으며 대회 첫 승리를 거뒀다.

이변의 완성은 1일(한국시간) 열린 3차전이었다. 마다가스카르가 나이지리아에 2-0 승리를 거두고 2승 1무로 조 1위를 기록했다. 랄라이나 노멘자나하리가 선제골을 넣었고, 카롤뤼 안드리아마치노로가 추가골을 기록했다. 마다가스카르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거둔 역사상 첫 승리였다. 나이지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전체 45위, 아프리카 국가 중 3위다. 마다가스카르는 전체 108위, 아프리카 국가 중 25위다. 두 나라의 전력차만큼 뜻밖인 결과였다.

마다가스카르는 역사상 단 한 명의 축구 스타도 배출하지 못한 팀이다. 나이지리아가 미켈 존 오비, 오디온 이갈로, 아흐메드 무사, 윌프레드 은디디, 알렉스 이워비 등 유럽파 스타 선수를 다수 보유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멤버 중 그나마 유럽에서 알려진 선수는 프랑스 명문 올랭피크리옹의 35세 베테랑 수비수 제레미 모렐이다. 모렐은 지난해 마다가스카르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해 본선 진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막상 본선이 시작된 뒤에는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사우디 리그에서 뛰는 안드리아마치노로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북미 등 다양한 환경에서 축구하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나이지리아를 꺾은 뒤 니콜라 뒤퓌스 감독은 “마다가스카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선물한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조 편성을 받아들었을 때 나이지리아가 1위 후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나이지리아는 유력한 대회 우승 후보다.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고픈 간절한 마음으로 상대했다”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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