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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1st] 서울-울산 혈투, '역대급' 우승경쟁 예고편
류청 | 승인 2019.07.01 07:45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우리는 우승권 팀이 아닙니다. 다크호스예요.”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 “너무 큰 겸손은 오만입니다. 와 닿지 않는 말입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

 

FC서울과 울산현대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 ‘하나원큐 K리그1 2019’ 18라운드 경기(2-2 무승부)는 올 시즌 우승경쟁 구도를 살짝 보여줬다.

 

두 팀은 모두 승리를 바랐다. 누구든 승리하면 1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계속해서 “우리는 도전자”라고 했지만, 서울은 계속해서 승점을 실리적으로 쌓아가면서 전북현대와 울산현대를 위협하고 있었다. 울산은 아쉽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탈락한 뒤 리그 우승컵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기를 준비하는 분위기는 미묘하게 달랐다. 서울은 지난 4월 첫 맞대결에서 1-2로 패한 뒤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다. 울산을 이 시기에 잡는다면 우승경쟁 혹은 선두권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흐름을 탈 수도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서울은 4연승을 달리고 있었기에 울산을 잡고 선두로 올라설 가능성도 작지 않았다.

 

울산은 회복과 치유가 먼저였다. 울산은 ACL 16강에서 원정 1차전을 승리하고도 홈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진다면 흐름을 잃고 어려운 시기를 만날 수도 있었다. 적어도 지지는 않아야 하나 남은 우승컵을 들어올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중반기에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경기 전 만난 두 감독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말을 했다. 김 감독이 먼저 “우리는 우승권 팀이 아니다. 다크호스다”라고 말했고, 이 말을 전해들은 최 감독은 “전혀 와 닿지 않는 말”이라고 응수했다.

경기를 뒤집은 서울, 포기하지 않은 울산

경기 흐름은 울산이 먼저 잡았다. 울산은 신예 이동경이 전반 8분만에 골대를 때렸고, 이어진 상황에서 김태환이 중거리슛으로 골을 넣었다. 울산은 체력적인 부담을 이기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올 시즌 우승을 위해 불러들인 경험 많은 선수들이 제몫을 했다. 김보경과 김태환 그리고 믹스가 빛났다.

 

서울은 울산이 골을 넣은 뒤 약간 안일한 틈을 파고 들었다. 그 중심에는 알리바예프가 있었다. 알리바예프는 전반 40분이 왼발 중거리슛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3분 뒤에는 박주영에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넣어주며 박동진의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최 감독도 “경기를 뒤집기는 쉽지 않은데 잘 해줬다”라고 말했다.

 

후반에는 다시 울산이 경기를 주도했다. 최 감독은 “후반에 점유율을 내주며 흐름까지 내준 게 아쉽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두 번이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황일수와 주민규가 날린 결정적인 슈팅이 유상훈에게 막힌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전진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김보경이 헤딩으로 골을 터뜨렸다.

 

“(골 취소가)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꼭 뒤집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벤치에서도 감독님이 우리 경기를 하면서 계속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올리라고 주문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많아서인지 (골 취소 상황을) 받아들이고 경기를 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 (울산 김태환)

‘도전자’ 서울, ‘경험 많은’ 울산

서울과 울산은 아쉬운 승점 1점을 챙겼지만, 원하는 것도 조금씩 얻어 갔다. 서울은 울산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도 뒤집을 수 있는 힘을 확인했고, 울산은 어려운 흐름을 이겨내는 능력을 확인했다.

 

시즌이 절반밖에 지나지 않아 우승경쟁 승자를 점치긴 어렵지만, 격한 우승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크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우승경쟁을 하는 양상은 이날 경기와 비슷할 것 같다. 서울은 도전자 입장에서 거세게 울산과 전북에 도전할 확률이 높고, 울산은 경험 많고 실력이 좋은 선수들을 앞세워 끝까지 우승경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VAR과 판정이 관심을 더 많이 가져갔지만, 이날 경기 자체도 훌륭했다. 우승경쟁하는 팀들이 만나 수준 높은 경기를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류청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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