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김신욱은 아시아 최강 공격수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으나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고, ‘아시아 깡패’의 모습을 올해는 보여줄 수 없게 됐다.

26일 전라북도 전주시에 위치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을 가진 전북이 상강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1차전 역시 1-1이었던 두 팀은 연장전 후 승부차기를 치렀고, 상강이 5PK3 승리를 거뒀다.

두 팀 통틀어 가장 돋보인 선수는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전반 초반부터 가장 돋보인 선수였다. 전북이 다소 단조로운 롱 패스 위주로 공격했지만 김신욱은 대부분의 크로스에 잘 반응했다. 헤딩 슛을 날리거나 헤딩 떨구기에 성공한 장면이 10회 이상이었다.

전반 9분 김신욱이 떨어뜨린 공을 임선영이 슛으로 연결하려다 실패했고, 전반 17분에는 김신욱의 헤딩을 받아 임선영이 슛을 했으나 선방에 막혔다. 전반 21분 헤딩슛을 시작으로 전반 23분, 전반 27분 계속 득점 기회가 이어졌다. 그중 손준호가 찍어찬 패스를 발로 마무리한 전반 27분 상황에서 김신욱이 선제골을 넣었다.

전북의 유일한 공격루트였던 김신욱을 보며 한 동료 선수는 “요즘 김신욱의 몸이 너무 좋아서 상강 선수들이 대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신욱에게 의존하는 전북의 단조로운 공격은 최근 K리그에서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었다. 다른 공격루트와 경기 운영법을 개발하지 못한 대가는 컸다. 김신욱이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제공권을 갖고 있다 해도 머리로 떨어뜨리는 공격의 성공률은 한계가 있다. 전북은 후반에 밀리는 상황에서도 점유율을 높이지 못한 채 김신욱의 머리를 향한 패스만 반복했다.

김신욱은 승부차기에서도 흐름을 뒤집기 위해 노력했다. 전북이 승부차기에서 0-1로 끌려가던 가운데 두 번째 키커로 나선 김신욱은 골대 가운데를 향해 약한 슛을 날리는 ‘파넨카 킥’으로 얀준링 골키퍼를 골탕 먹였다. 이어 골 세리머니까지 하며 얀준링을 심리적으로 흔들려 했다. 김신욱은 패전 속에서 가장 빛난 선수였다.

경기 후 김신욱은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상강에서 유일한 골을 넣고 골대를 세 번이나 맞힌 헐크가 있었지만 김신욱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신욱은 울산현대와 전북 소속으로 각각 ACL을 정복할 때 핵심 역할을 하며 아시아 무대 최강 무기라는 점을 이미 입증한 바 있다. 울산의 별명이었던 '아시아 깡패'는 김신욱의 압도적인 면모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 쾌조의 컨디션으로 K리그1 득점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ACL에서는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없게 됐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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