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가진 이상, 유벤투스는 매년 최상의 전력을 위해 모든 걸 쏟아 부을 수밖에 없다. 마티스 더리흐트, 폴 포그바 등 일반적으로 영입하기 힘든 선수들이 계속 연결되는 것도 그럴 만하다.

유벤투스는 전력 재구축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세리에A는 우승했지만 가장 큰 목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8강 진출에 그쳤다. 전성기에 큰 공헌을 한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과 결별하고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을 선임하며 새 판을 짜고 있다.

현재까지 유벤투스가 보인 모습은 ‘영입의 달인’으로 8년간 맹활약해 온 구단답다. 아스널의 아론 램지를 영입했고, 파리생제르맹(PSG)의 아드리앙 라비오 역시 합류가 유력하다. 두 선수 모두 자유계약 대상자라 이적료가 들지 않았다. 반면 스테파노 스투라로, 리카르도 오르솔리니, 에밀 아우데로(지난 시즌 후반기 확정) 등 잉여 자원을 방출해 준척급 선수 이적료에 해당하는 6,850만 유로(약 901억 원)를 벌어들였다. 유벤투스를 떠났던 잔루이지 부폰이 1년 만에 복귀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유벤투스는 저비용 고효율에 그치지 않고 더 큰 전력 보강을 꿈꾼다. 최근 화제를 모으는 더리흐트 영입 시도가 대표적이다. 아약스 돌풍의 주역인 천재 센터백 더리흐트는 애초 바르셀로나 이적이 유력했으나, 고액 연봉을 요구하면서 이적설이 한풀 꺾였다. 이때 접근한 유벤투스는 연봉 1,200만 유로(약 158억 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료는 연봉에 비해 저렴한 7,000만 유로(약 921억 원)다.

포그바의 복귀설도 끊이지 않는다. 포그바는 2012년 이적료 없이 유벤투스로 합류해 4년 동안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한 뒤 당시 세계 기록이었던 이적료 1억 500만 유로(약 1,382억 원)에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돌아간 선수다. 그러나 포그바가 맨유에서 만족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매년 흘러나왔고, 올여름 역시 유벤투스 복귀설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포그바와 유벤투스 양측이 스폰서 브랜드 아디다스와 접촉해 비용 분담을 요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유벤투스의 과감한 시도는 호날두 영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최강자로 올라선 뒤에도 2014년까지 한 명에게 2,000만 유로(약 263억 원) 넘게 지출한 적이 없는 알뜰한 팀이었다. 그러다 2016년 곤살로 이과인 영입에 9,000만 유로(약 1,184억 원)를 퍼부었고, 지난해 호날두를 데려오기 위해 레알마드리드에 1억 1,700만 유로(약 1,539억 원)를 지출하며 구단 이적료 기록을 연거푸 깼다. 호날두가 합류하며 밀려난 이과인은 AC밀란과 첼시 임대를 전전했으나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했고,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유벤투스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팀에 잔류시켜야 할 가능성이 높다.

호날두는 여전히 세계 최고 선수지만 34세 노장이다. 유벤투스는 지난해 호날두를 영입하며 4년 계약을 맺었다. 기량이 갑자기 하락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대략 3년 안에 UCL 우승을 차지해야 호날두를 영입한 보람이 있는 셈이다. 호날두를 다른 팀으로 재판매해 이적료를 회수할 가능성도 거의 없기 때문에 호날두의 이적료와 연봉은 고스란히 지출로 남게 된다. 유럽 최강이라는 브랜드와 성적만이 호날두를 영입한 보람이다.

유벤투스는 호날두를 보유하고 있는 한 미래보다 현재만 보며 달리는 ‘윈 나우 모드’로 매번 이적시장을 보내야 한다. 더리흐트의 초고액 연봉은 20세 유망주임에도 불구하고 이 선수를 오래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리흐트가 좋은 활약을 펼쳐 재계약을 할 때가 되면 연봉을 더욱 감당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더 재정이 넉넉한 다른 팀으로 보낼 수밖에 없게 된다. 다른 팀이라면 받아들이지 않을만한 파격적인 연봉 지출까지 감수해가며 호날두를 받칠 선수들을 찾아야 하는 것이 유벤투스의 사정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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