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루블린(폴란드)] 김정용 기자= 많이 뛰는 팀에 속하는 한국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 정호진의 활동량은 압도적이다. 비교적 빨리 지치는 듯 보이는 이강인 역시 체력은 충분하다.

U20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루블린의 아레나 루블린에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4강전을 갖는다. 경기에 앞서 11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이 최종 훈련을 가졌다. 훈련 전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오성환 피지컬 코치가 한국의 체력 준비 상태에 대해 서명했다.

한국의 ‘체력왕’은 정호진이다. 미드필더 정호진은 대회 첫 경기였던 포르투갈전에서 벤치를 지켰지만 2차전부터 4경기는 선발로 뛰며 중원 안정화에 공헌했다.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종종 최전방까지 올라가 공격에 가담했고, 1도움을 기록했다.

오 코치는 “육안으로 봐도 많이 뛰는 게 보일 것이다. 포지션 상 많이 뛸 수밖에 없다. 보통 13km 가까이 뛰면서 잘 소화해 준다”고 말했다. 13km는 최고 수준의 활동량이다.

한국의 화두 중 하나는 이강인의 체력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집중 견제를 당하는 이강인은 갈수록 발이 무뎌진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전 경기 풀타임보다 조금 모자라는 458분(최대 480분)을 소화하면서 필드 플레이어 중 4번째로 오랫동안 뛰었다.

오 코치는 우려와 달리 이강인의 체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회가 진행될수록 몸 상태가 떨어지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지 문제가 아니다. 데이터상으로 이강인은 8강전까지 볼 때 떨어지는 정도가 굉장히 적다. 이강인은 스프린트를 많이 하기보다 짧은 거리를 폭발적으로 뛰는 유형인데 그쪽 데이터를 봐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강인의 몸 상태는 대회 준비 과정부터 대표팀의 화두였다. 이강인의 중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력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표팀 선수 대부분은 3월에 시작하는 국내 리그를 위해 체력 준비를 잘 해 둔 상태였다. 반면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실전 경험이 부족했다. 그래서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이강인의 혈액을 체취해 젖산 테스트를 했는데, 다른 선수들에게는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출발선은 뒤쳐졌지만 결국 충분한 체력을 갖춘 건, 이강인의 의지력 때문이었다는 것이 오 코치의 설명이다. 오 코치는 “워낙 의지가 강해서 파주에서부터 여기까지 모든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근력, 체력, 스피드를 모두 향상시키기 위한 3단계 고강도 훈련을 다른 선수들과 함께 소화한 이강인은 거의 동등한 체력으로 대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강인은 8강 세네갈전을 앞두고 "이번 경기가 고비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세네갈전에서 막판까지 폭발적인 에너지를 유지한 뒤 연장전에 교체되며 일단 문제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 코치는 이강인의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체력은 이번 대회 중요 화두다. 정정용 감독은 에콰도르에 비해 한국의 체력 고갈이 심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과학적인 체력 관리가 효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다. 오 코치는 두 팀의 체력을 분석한 결과 크게 뒤쳐지지 않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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