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루블린(폴란드)] 김정용 기자= 이강인은 U20 월드컵 MVP를 수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MVP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다면 한국인으로서 4번째가 된다.

U20 대표팀은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8강전에서 혈투 끝에 세네갈을 꺾고 4강에 올랐다. 4강은 12일(한국시간) 루블린의 아레나 루블린에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갖는다.

U20 월드컵의 주요 시상 부문은 국제축구연맹(FIFA)가 주관하는 다른 대회들과 비슷하다. MVP 1~3위에 해당하는 골든볼, 실버볼, 브론즈볼이 가장 큰 영광이다. 득점왕 1~3위는 골든부트, 실버부트, 브론즈부트다. 최고 골키퍼에게 수여되는 골든글러브, 징계 점수가 가장 낮은 팀이 수상하는 페어플레이 어워드, 대회 최고의 골도 공식 시상식에 포함된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하면서 이강인의 개인상 수상은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개인 경기력 측면에서 이강인보다 더 카리스마를 보인 선수는 찾기 힘들다. 이강인의 탁월한 볼 키핑, 패스, 킥은 한국을 넘어 이번 대회에서 가장 돋보인다. 한국이 대반격을 시작한 조별리그 3차전 아르헨티나전, 16강 한일전, 8강 세네갈전 모두 이강인이 주인공이었다. 초반 두 경기에서 비교적 잠잠했던 이강인은 아르헨티나전 1도움, 세네갈전 1골 2도움을 기록해 총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공격포인트 개수로 비교해도 4강에 진출한 한국, 에콰도르,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선수 중 이강인은 공동 1위다. 다닐로 시칸(4골, 우크라이나), 안드레아 피나몬티(4골, 이탈리아), 세르히 부레트사(2골 2도움, 우크라이나) 등 4명이 골과 도움을 더해 4개를 기록했다.

공격포인트는 적지만 유력한 골든볼 후보인 선수는 이탈리아의 골키퍼 알레산드로 플리차리다. 플리차리는 이번 대회 이광연보다 더 돋보이는 유일한 골키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강전에서도 말리의 유효 슛 시도가 이탈리아보다 많았지만 플리차리의 선방쇼 덕분에 이탈리아가 4-2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인 만큼, 결승에 진출한다면 플리차리 역시 수상 후보로 거론할 수 있다.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에도 이강인이 실버볼이나 브론즈볼을 수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골든볼 가능성도 차단된 건 아니다. 2015년 대회에서 3위 세네갈의 아다마 트라오레가 골든볼을 수상했고, 2위 브라질의 다닐루가 실버볼을 수상했다. 우승팀 세르비아의 에이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는 브론즈볼에 그쳤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인다면 결승에 오르지 못해도 골든볼을 수상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 선수가 FIFA 주관대회 MVP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경우는 세 차례 있었다. ‘2002 한일월드컵’ 브론즈볼 홍명보, ‘2010 독일 U20 여자월드컵’ 실버볼 지소연, ‘2010 트리니다드토바고 U17 여자월드컵’ 골든볼 여민지다. 이강인은 여민지에 이어 두 번째 골든볼에 도전한다.

그밖의 분야에서는 한국 선수의 수상이 어렵다. 득점왕의 경우 조별리그에서 골을 몰아친 노르웨이의 에를링 할란드(9골)의 수상이 확실시된다. 그밖에 4골을 넣은 선수가 4명 있다. 한국의 최다득점자 조영욱, 오세훈이 각각 2골을 득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득점 순위권에 올라가긴 힘들어 보인다.

최고 골키퍼상인 골든 글러브의 경우에도 이광연이 플리차리를 넘는 것은 쉽지 않다. 맞대결에서 이광연이 플리차리를 압도하는 경우 등 몇 가지 시나리오는 생각해볼 수 있다. 베스트골도 한국의 득점에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직 한국의 득점 중 ‘예술 점수’가 높은 묘기는 나오지 않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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