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 김정용 기자= 정정용 U20 감독은 한국을 '꾸역꾸역 팀'이라며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정의했다.
한국은 9일(한국시간) 폴란드의 비엘스코비아와에 위치한 스타디온 미예스키에서 세네갈과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8강전을 갖고 3-3 무승부 후 승부차기(3-2)로 승리했다. 아래는 정 감독 인터뷰 전문.
- 후반전 전술 변화는. 이강인을 측면에서 중앙으로 옮겼던데
상대를 분석한 바, 측면 공격 전개가 활발하기 때문에 전반전에 거기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후반전에 우리 전술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점유율은 내줘도 상관 없었는데 실점을 하고 말았다. 후반전에는 이야기한 것들이 있었다. 또 우리가 해 온 경기 패턴으로 준비했다.
- 비디오 판독(VAR)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
상대도, 우리도 이득을 취한 부분이 있다. VAR을 통해서 정확하게 판단한다는 건 우리 입장에서 억울함은 없다는 게 좋은 것 같다. 그 부분에서 늘 주의하고, 조심하고 있다.
- 승부차기 앞두고 선수들에게 한 말은
120분 이후 더 뛰게 되었는데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토너먼트에서 고비가 한 번 오는데 오늘이 그 고비니까 잘 넘어서자고 했다.
- 전술 변화가 많았는데, 초반에는 세네갈을 속이기 위한 함정이 있었나
전략적인 요소를 그렇게 가졌다. 세네갈을 분석했을 때 분명 전반전에 공격적으로 상대가 나올 것이고,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움츠렸다가 후반에 우리가 잘 하는 걸 하려 했다. 두 가지, 때에 따라 세 가지로 전술 변화를 했던 거다. 개인 능력이 상대보다 나으면 전략전술을 쓸 필요가 없는데 상대가 우리와 비슷하거나 더 낫다고 생각할 때는 전략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정확하게 맞아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이행해 줬다.
- 36년 만의 4강 진출 기대했나
내가 말씀드리지 않았나. 꾸역꾸역 팀이라고. 우린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게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툴롱컵에서 두 살 많은 프랑스 선수들과 상대한 경험이 좋았다. 강팀을 만나면 툴롱 대회를 생각해보라고 선수들에게 말해준다. 그 대회가 경험이 돼 줬다. 그리고 본선에서 이겨나가면서 선수들이 확신을 갖게 됐다. 그게 우리 팀이다.
- 선수들에게 마음껏 놀라고 했는데
끝나고 나서야 마음껏 노는 것 같더라. 경기 전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한일전보다 덜 부담스럽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그렇다고 하길래 걱정 안 했다.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 루틴대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더 잘 알기 때문에 컨트롤만 살짝살짝 해 주면 선수들이 잘 만들어줬다.
- 1999년 언저리 출생 세대는 어떤 세대인가
사실 그 위 연령도 맡은 적 있다. 칠레에 U17 월드컵 가기 전에 그 세대를 2, 3년 맡았다. 우리 팀이 가진 철학이 있다. 하루 아침에 된 게 아니고 2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다. 사실 개인능력보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 다른 팀보다 강하다. 매도 많이 맞아가며 끈끈한 잡초로 성장했다. 그래서 이런 좋은 결과가 있었다.
- 이강인은 에이스였는데 모든 골에 기여했다. 특정 지시가 있었나. 하프타임 이후 갑자기 영향력이 높아지던데
전반전에는 자제를 하고, 수비도 열심히 해 보라고 했다. 축구는 공격만 할 순 없는 거니까. 강인이가 그런 부분까지 잘 컨트롤할 줄 알고,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다. 후반전에 프리롤을 맡기면 상대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우리 플레이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략상 그렇게 했다.
- 경기 끝나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갈이 심해 보였는데
나도 120분 동안 다리의 힘이 빠졌는데 선수들이 어떻게 견디겠나. 그건 내가 볼 때 정신력이다. 이제 두 경기를 더 할 수 있다. 충분히, 내가 오기 전에 국민들과 약속했던 목표를 달성해서 기쁘다. 선수들이 약속한 것(우승)을 지키긴 지켜야 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잘 준비해보겠다. 상대팀도 똑같은 상황이다. 물론 상대가 경기를 먼저 했고 경기 시간이 짧았지만, 우린 늘 해 온 것처럼 잘 준비하겠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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