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리(프랑스)] 류청 기자=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파르크 데 프랑스를 울린 4만 5천 명의 함성이 새로운 여자축구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과 프랑스는 7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개막전을 치렀다. 경기는 프랑스가 4-0으로 이겼다.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다. 경기 전부터 “적막을 깨뜨려라”라는 대회 슬로건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휘슬이 불린 뒤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폭발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45,261명이었다. 

 

90%가 넘는 프랑스 팬들은 우승후보인 자국팀을 목놓아 응원했다. “프랑스 가자!(Allez les France!) 가자 레블뢰(Allez les Bleues)”라는 구호를 연달아 외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제창할 때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100여 명이 조금 넘는 한국팬들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파리 시내 트로카데로 광장에 모여 거리 행진을 한 뒤 파르크 데 프랭스에 모여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애국가 제창 때는 대형 태극기가 관중석에 올라가기도 했다.

 

프랑스가 전반 9분만에 골을 터뜨리자 파르크 데 프랭스는 완전히 날아올랐다. 주장 아망딘 앙리가 내준 크로스를 외제니 르소메가 오른발로 차 넣었다. 프랑스가 압박하고 한국이 간간이 역습하는 내용에 관중들은 열광했다. 그리주 음보크가 넣은 골이 VAR 끝에 취소되자 야유가 크게 울려 퍼졌다.  

 

이날 경기는 대회 개막 오래 전에 매진됐었다. 프랑스와 FIFA(국제축구연맹)는 이번 대회를 여자축구 100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준비해왔다. 전 세계적으로도 여자축구가 평등과 다양성을 증진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계적인 검색엔진 구글도 여자월드컵 개막을 기념해 검색창을 바꾸기도 했다.

 

프랑스 내에서는 그에 관한 전시와 강연이 열릴 정도로 호응을 받았다. 랭스에서는 ‘모두에게 대항하는 반바지’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짧은 치마도 쉽지 않았던 100여년 전, 고정관념에 대항하며 반바지를 입고 축구를 한 여성들의 의미를 되새겼다.

 

뜨거운 반향에 선수들도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6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 주장 조소현은 "처음에 월드컵에 출전했을 때는 긴장도 했었지만 두 번째 월드컵을 준비하는 지금은 너무 기대고 설렌다"라고 말했었다. 프랑스 주장 앙리도 “경기장을 돌아보면서 내일 관중들이 꽉 들어찬 모습을 생각했다”라고 했었다.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개막전은 여자축구가 맞을 새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여자축구 100주년의 의미에 걸맞은 수준 높은 경기력과 관중 호응이 나왔다. 한국과 프랑스는 역사적인 경기에 이름을 남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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