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유지선 기자=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공수에 걸쳐 만점 활약을 펼치면서 호주전 무실점에 일조했다.

7일 저녁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이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1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A매치에서 승리한 한국은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강호’ 이란과 맞붙는다.

황의조의 골로 승전보를 울리긴 했지만, 90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이날 경기서 벤투 감독은 호주를 상대로 3백을 실험했다. 4백을 주로 활용해왔지만 다양한 옵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호주전이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3백을 시험해볼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벤투 감독은 “오늘이 3백을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날이라고 생각했다”며 플랜B를 시도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3백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원에서 상대에게 압도당한 까닭에 전방으로 볼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최전방은 고립되기 일쑤였다.

후반전 교체카드를 통해 꽉 막혀 있던 공격의 활로를 뚫었고, 변화를 시도했던 3백 전술에서 수비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그 중심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사실 3백은 김민재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옷이다. 김민재도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선수들도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맞추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김영권, 권경원과 함께 3백의 한축을 담당한 김민재는 공수에 걸쳐 큰 힘이 됐다. 호주는 한국을 상대로 그레이그 굿윈과 미첼 듀크. 아워 마빌을 앞세워 3톱을 들고 나왔다. 굿윈과 마빌은 좌우로 넓게 벌리면서 측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김민재가 적재적소에 문전으로 향하는 공을 차단했고, 빠른 판단력을 발휘해 위기마다 잘 대처했다. 상대와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영권과 권경원이 흔들릴 때가 있었지만, 김민재만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공격 가담도 날카로웠다. 김민재는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으로 빠르게 쇄도했고, 문전으로 예리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상대 수비수의 발에 걸렸지만 호주 수비진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후반 30분에는 홍철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면서 결승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 전북현대를 떠나 베이징궈안으로 이적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유럽 진출을 기대하던 팬들이 김민재의 중국행에 큰 실망감을 내비쳤고,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면서 김민재의 실력이 하향될 것이란 악담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김민재는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라운드 위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보이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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