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김동환 기자= ‘태극전사 주장’ 손흥민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추가시간까지 93분이다. 피로는 없었다. 최전방은 물론 중원까지 넘나들며 누구보다 더 멀리 보고 열심히 뛰었다. 그라운드에 쓰러지길 수 차례 반복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투혼을 불사르며 대표팀의 선장 역할을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호주와 친선전을 가졌다. 손흥민은 소속 팀인 토트넘홋스퍼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소화하고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초 시차 등 손흥민의 피로도를 고려해 6월 A매치 2연전의 첫 상대인 호주전에 선발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에 배치했다. 황희찬과 투톱으로 공격의 물꼬를 책임졌다. 기존 투톱으로 나설 경우 황의조와 호흡을 주로 맞췄지만 황희찬과의 호흡을 통해 빠르고 힘있는 공격을 노렸다.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선 손흥민은 피곤한 기색 없이 뛰었다. 중원에 선 이재성, 황인범이 활동량을 끌어 올리며 전방으로 가담하면 어김없이 빈 공간을 찾아 다양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월드클래스’ 라는 타이틀과 맞게 호주는 손흥민에 대한 집중 견제에 나섰다. 

중앙 수비를 맡은 베일리 라이트와 매튜 저먼을 중심으로 손흥민을 마크했다. 전반 20분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연계 플레이를 돕기 위해 중원으로 내려와 공을 잡았다. 무스타파 마이니와 크레이그 굿윈을 차례로 제치고 전진했지만 거친 파울에 막혔다. 전반 28분에는 브렌던 오닐에게 강한 태클을 받아 오른쪽 발목을 잡고 쓰러졌다. 잠시 고통을 호소했지만 큰 무리 없이 일어나 달렸다. 

전반 37분 한국이 프리킥 기회를 맞이하자 손흥민은 약속된 플레이로 공격을 시도했다. 페널티 지역 외곽 정면에 있던 손흥민은 주세종의 프리킥과 동시에 빠르게 왼쪽으로 침투해 슈팅 기회를 노렸지만 상대 수비에게 막혔다. 

대표팀은 공격과 수비의 간격이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했다. 후방에서 한 번에 전방으로 넘어오는 공격의 빈도가 높아지며 손흥민은 좀처럼 날카로운 모습을 선보일 기회를 엿보지 못했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의 흐름이 이어졌다. 상대의 집중 마크 속에 후반 13분 손흥민은 다시 한 번 중원에서 아미니의 백태클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손흥민은 정지된 상황에서 다시 기회를 노렸다. 후반 18분 상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직접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상대의 벽을 거쳐 골키퍼에게 향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2분 황희찬을 대신해 황의조를 투입해 손흥민과 호흡하게 했다. 후반 28분에는 나상호와 홍철이 그라운드에 올랐다.

공격 진영의 변화와 함께 손흥민도 조금씩 살아났다. 손흥민은 조금 더 전방으로 향하는 움직임을 가져가며 득점 의지를 다졌다. 수비진이 끌려 올라가며 황의조를 비롯한 다른 공격진에게도 여유가 돌아갔다. 대표팀은 후반 30분 황의조가 결승골을 기록했다. 피로가 쌓일 법 했지만 손흥민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투혼이 담긴 질주였다. 대표팀은 1-0 승리를 거두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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