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티히(폴란드)] 김정용 기자= 이강인은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종종 날카로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신경전이었다.

한국은 1일(한국시간) 폴란드의 티히에 위치한 스타디온 미예스키에서 아르헨티나와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3차전을 갖고 2-1로 승리했다. 2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가 조 1위다.

이강인은 이날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후반 38분 전세진과 교체될 때까지 경기를 지배했다. 정확한 크로스로 오세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공을 거의 빼앗기지 않는 볼 키핑 능력으로 한국의 점유율 유지에 큰 공헌을 했다.

경기 후 만난 이강인은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스페인어로 어떤 대화를 했냐는 질문에 “신경전에서 지면 안 될 것 같았다. 내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니까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다”며 공개할 수 없는 거친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아래는 이강인 인터뷰 전문.

 

- 경기 소감은

이렇게 힘든 경기였고, 형들이 많이 뛰어줬다. 준비를 잘 해서 승리했다. 기쁘다. 포르투갈전, 남아공전과 마찬가지로 형들이 많이 뛰어줬다. 오늘도 다른 경기처럼 잘 했다. 최대한 노력했기 때문에 아무런 후회가 없다. 형들에게 너무 고맙다. 진짜 열심히 했다.

 

-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나눈 대화는

다른 것 보다는, 신경전에서 지면 안 될 것 같았다. 내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니까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다. 다른 형이 할 줄 안다면 분명히 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할 수 없는 발언인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 발렌시아 소속인 아르헨티나 선수 호아킨 블라스케스와는 아는 사이인가

그 선수가 가끔 발렌시아 1군으로 올라와서 훈련한다. 그래서 안다. 끝나고 축하한다고, 서로 잘 되자고 이야기했다.

 

- 오늘 경기력이 앞선 두 경기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

경기력보단 매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이렇게 좋은 경기력이 나오면 좋은 거고,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경기 하려고 한다. 경기력이 안 좋으면 열심히 해서 더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 전반 막판에 경기에 매우 몰입한 것 같았는데

경기 전부터 '초반이 중요하다'고도 했고, '경기는 90분이니 끝까지 해야 한다'고도 했다. 형들이 집중을 잘 해 줘서 좋은 기회가 왔고, 그래서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다. 형들이 잘 들어가줘서 골도 들어간 거다. 형들이 도와줘서 감사한다. 또 밖에서 도와주신 분들도 감사한다.

 

- 어시스트는 보고 올리던데 원한 대로 정확히 간 건가?

그건 제가 이야기할 게 아니고 각자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오늘 전방에서 뛰었는데

뒤에서 형들이 너무 잘 막아줬다. 영욱이 형과 포지션이 바뀌긴 했는데 영욱이 형이 잘 막아줬다. 형들 고맙고 더 뛰어아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 줬다. 코칭 스태프도 편하게 해 주시고 분석 잘 해주셔서 너무 고맙다. 다음 경기도 지든 이기든 후회 없는 경기 하고 싶다. 말씀드렸다시피 즐기면 덜 힘들다. 다음 경기도 즐거웠으면 한다.

 

- 이번 대회에서 공을 안 빼앗긴다. 볼 키핑은 자신 있나

그건 아니다. 할 때마다, 어떤 날엔 잘 되기도 하고 어떤 날엔 안 되기도 한다. 잘 되려고 항상 노력하지만 운이 안 좋아 잘 안 되기도 한다. 되든 안 되든 늘 시도한다. 팀에 도움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팀의 승리에 가까운 플레이를 하고 싶다.

 

- 어려서부터 스페인에서 지냈는데 일본에 라이벌 의식이 있나

라이벌 관계는 잘 알지만 다른 경기와 다르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경기에 집중하고, 다 똑같은 팀이니까 준비한 대로 하면 좋은 성적 낼 수 있다.

 

- 일본과 상대한 적이 없나

일본과 그렇게 많이 붙어보지 않았다. 클럽 팀이 스페인 오면 붙은 정도다.

 

- 일본전 각오는

형들이 어떻게, 감독님이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난 솔직히 일본이 라이벌이지만 그걸 생각하기보다 우리가 하던 대로 잘 준비하면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 일본전에서도 왼발이 중요할 것 같은데

내 왼발보다는 한 팀이 돼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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