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티히(폴란드)] 김정용 기자= 한국이 U20 월드컵 2회 연속으로 아르헨티나를 꺾으며 16강에 진출했다. 드디어 자신의 기량을 완벽하게 발휘하기 시작한 이강인이 오세훈에게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전달했다.

한국은 1일(한국시간) 폴란드의 티히에 위치한 스타디온 미예스키에서 아르헨티나와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3차전을 갖고 2-1로 승리했다. 2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가 조 1위다.

한국은 사활을 건 반면 아르헨티나는 힘을 뺀 경기였다. 한국은 이강인의 수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섀도 스트라이커로 전진시키고 오세훈을 공격 파트너로 세워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의 아르헨티나는 에세키엘 바르코를 제외한 공격진의 주전 선수들을 대부분 제외하며 체력을 안배했다.

경기 초반부터 이강인 중심으로 경기 흐름을 끌어올리던 한국은 전반 42분 공격 조합의 힘이 발휘되며 선제골을 따냈다. 이강인의 킥과 오세훈의 헤딩이었다. 최준과 함께 협동 수비로 공을 따낸 조영욱이 상대 선수와 경합을 이겨가며 이강인에게 전달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받은 이강인은 문전 상황을 다 확인한 뒤 마음 먹고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오세훈의 노마크 헤딩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은 빠른 타이밍에 공을 처리할 수 있을 때는 원터치나 투 터치 패스를 돌렸고, 패스 루트가 막히면 집요한 볼 키핑으로 공을 지켰다. 아르헨티나 선수 두세 명이 달려들어도 절묘한 발재간과 상대 예상을 빗나가는 동선을 통해 빠져나갔다.

한국은 후반 12분 추가골로 승리를 굳혔다. 조영욱이 두 번째로 대회에 참가해 드디어 넣은 1호골이었다. 이강인의 패스와 조영욱의 침투로 시작된 공격이 무산된 뒤에도 한국은 루즈볼을 따내 곧장 공격을 이어갔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호진이 공을 따낸 뒤 기습적인 돌파로 왼쪽을 뚫고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다. 조영욱이 공을 향해 돌진해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급해진 아르헨티나는 후반 18분, 19분에 아껴뒀던 훌리안 알바레스와 아돌포 가이시를 연달아 투입하며 1진급 선수단을 구축했다. 가이시가 투입 직후 한국의 패스미스를 가로채 결정적인 슛을 날렸지만 이광연 골키퍼가 선방했다. 한국은 조영욱, 오세훈을 빼고 엄원상, 김세윤을 차례로 투입했다. 최전방에 장신 오세훈 대신 바링 빠른 엄원상이 배치돼 역습을 주도했다.

아르헨티나가 점점 더 맹공을 펼치려 했지만 한국은 스리백 앞에 미드필더, 그 앞에 공격진까지 3중 수비벽을 쌓아 공격 흐름을 늦췄다. 후반 26분 이강인이 한국의 대회 첫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한국은 이강인을 전세진으로 교체하며 더 수비적인 경기 운영에 들어갔고, 아르헨티나는 페드로 데라 베가까지 공격수를 더 투입해 승리를 따내려 했다. 막판 한국은 크게 밀렸다. 아르헨티나의 총 공세때문이기도 했고, 이강인의 빈 자리만큼 볼 키핑 능력이 떨어졌다. 후반 43분 세트피스 상황에 이은 크리스티안 페레이라의 중거리슛에 한 골을 실점했다.

경기 막판 끈질긴 수비를 해낸 한국이 2017년 대회에 이어 강호 아르헨티나를 또 꺾고 16강에 올랐다. 2년 전 이승우에 이어 이번엔 이강인이 기대에 부응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