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카토비체(폴란드)] 김정용 기자= U20 대표팀 최고 스타 중 한 명이지만, 김정민은 아직 보여줄 것이 더 남아 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고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김정민의 활약이 필수다.

한국은 1일(한국시간) 폴란드의 티히에 위치한 스타디온 미예스키에서 아르헨티나와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3차전을 갖는다. 1승 1패 상태인 한국은 3차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기록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이 어떤 포메이션, 어떤 라인업을 쓰든 김정민은 선발 출장이 유력하다. 정정용 감독은 이번 대회에 소집한 유럽파 3인방 김현우, 김정민, 이강인이 부상이 없는 한 매 경기 풀타임 출장시키고 있다. 미드필드는 김정민과 이강인을 중심으로 경기 상황에 따라 정호진, 고재현, 박태준 중 한 명이 호흡을 맞추는 형태로 구성된다.

김정민은 1999년생 중 가장 큰 재능을 인정받아 온 선수다. 2년 전 열린 U20 월드컵 승선 직전까지 갔다가 막판에 탈락했는데, 당시 고등학생(금호고) 신분이었음을 감안하면 파격적이었다. 지난해는 23세 이하가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에 19세 나이로 참가해 ‘너무 어린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고, 실제로 대회 초반에는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후보로 밀렸다. 그러나 4강과 결승전에 주전으로 복귀해 한결 나아진 경기력으로 금메달에 일조했다. 천재 대접을 받은 지 오래됐다.

이번 대회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두 경기 연속으로 중원 장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팀 전체의 전술 수행 실패였다. 1차전은 중앙 미드필더 이강인과 고재현이 측면으로 끌려 나가는 현상이 먼저 발생했고, 2차전은 남아공이 예상과 달리 롱 패스 후 세컨드볼 쟁탈에 주력하면서 중원 싸움을 할 한국 선수가 종종 부족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스타의 면모라면, 김정민은 아직 그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상태다. 특히 포르투갈전에서는 공수 양면에서 눈에 띄는 실수를 몇 차례 저질렀다. 남아공전에서는 공격 전개 측면에서 정호진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어야 했지만 패스의 타이밍과 정확도 모두 플레이메이커라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다.

김정민은 아시안게임 당시 그랬던 것처럼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컨디션이 향상되는 경향이 있다. 전술적으로 팀에 녹아드는데 오래 걸렸고, 대회에 몰입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 대회 멤버를 통틀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 시간이 가장 짧은 편에 속한다는 점도 감안할 수 있다. 유럽파 중 이강인이 국내 소집훈련부터 함께 한 반면 김정민은 폴란드 전지훈련에 뒤늦게 합류했다. 아시아 예선 등 기존 대회에서 손발을 맞출 기회도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아시안게임처럼 4강이나 결승 진출을 기대하기 힘들다. 예열이 오래 걸렸던 과거 모습을 반복한다면 진짜 기량을 보여주기 전에 대회가 끝나버린다.

김정민의 기술적인 잠재력은 널리 인정받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김정민을 여러 차례 대표팀에 소집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 기회를 주고 있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김정민이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졌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기술이 아주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폴란드 현지에서 U20 훈련이 진행될수록 김정민의 발재간이나 볼 터치가 점점 날카로워지는 경향이 보인다. 1차전보다 2차전이 더 나았다면, 3차전은 더욱 좋은 컨디션을 보여야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점을 딸 수 있다. 김정민의 컨디션 향상은 한국이 대회 도중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전력 상승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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