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첼시에서의 미래가 불투명한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이하 UEL) 우승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30일 새벽(한국시간)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UEL’ 결승전에서 첼시가 아스널을 4-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6년 만에 다시 UEL 정상에 오른 첼시는 통산 두 번째 UEL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사리 감독 입장에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위로받는 순간이기도 했다. 사리 감독은 이번 시즌 내내 경질설에 시달렸다. 시즌 도준 부진하며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4위 수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첼시 구단이 감독 교체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답답한 경기력으로 인해 팬들의 경질 요구도 빗발쳤다.

사리 감독은 우여곡절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첼시에 통산 두 번째 UEL 우승을 안겨줬다. 첼시는 이번 시즌 UEL 15경기에서 12승 3무를 기록하며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무패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UEL 출범 후 처음이며, 유럽대항전으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UCL 우승을 차지한 2007/2008시즌 이후 11시즌 만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첼시는 ‘2018/2019 EPL’을 3위로 마치면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출전권도 확보했다.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39경기를 승리한 사리 감독은 주제 무리뉴(2004/2005시즌 42승) 이후 처음으로 첼시에서 첫 시즌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감독이 됐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한 ‘사리볼’이 실패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사리 감독의 첫 시즌을 실패만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곧바로 경질을 결정하기엔 아쉬운 성적이다. 

첼시의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는 경기 종료 후 “사리 감독은 훌륭한 감독이다. 그는 우승컵을 들어 올릴 자격이 있다”면서 “나는 이번 시즌이 훌륭한 시즌이었다고 평가한다. 기복이 있긴 했으나 많은 것들이 개선됐고, 배운 점도 많다. 마무리도 아주 좋았다”며 흡족해했다.

UEL 우승트로피 추가에도 불구하고, 사리 감독의 거취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탈리아 ‘투토 스포르트’의 보도에 따르면, 사리 감독의 에이전트와 첼시 구단 수뇌부는 UEL 결승이 펼쳐지기 몇 시간 전 미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벤투스가 사리 감독 선임을 위해 나서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사리 감독은 공개석상에서 첼시에 남고 싶단 뜻을 분명히 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리 감독은 “나는 프리미어리그를 사랑한다. 이곳에서 행복하며, 첼시 구단도 나와 함께해 행복한지 알고 싶다”면서 “나는 첼시에 남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나의 생각일 뿐이다. 나의 의견만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며 향후 거취는 첼시 구단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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