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이하 UEL)에 강했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마지막 관문에서 첼시의 벽을 넘지 못했다.

30일 새벽(한국시간)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UEL’ 결승전에서 첼시가 아스널을 4-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6년 만에 UEL 정상에 오른 첼시는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반면 아스널은 UEL 첫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아스널은 UEL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최전방 공격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와 피에르 오바메양이 모두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었고, 가장 최근 맞대결에서 첼시에 2-0으로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었다. 에메리 감독의 존재도 자신감의 근원이 됐다.

에메리 감독은 UEL 무대에 유독 강했다. 과거 세비야를 이끌 당시 세 차례나 UEL 정상에 올랐다. 2013/2014시즌 결승에서 벤피카와 만나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차지했고, 2014/2015시즌에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5/2016시즌에도 리버풀과 만나 3-1 승리를 거두면서 UEL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에메리 감독은 지오반니 트라파토니와 함께 UEL에서 가장 많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감독이다. 아스널이 UEL 우승을 기대한 이유다. 이날 첼시를 꺾고 정상에 오를 경우, 에메리 감독은 트라파토니 감독을 제치고 공동이 아닌 단독으로 최다 우승 감독이 될 수 있었지만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오바메양과 라카제트가 최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좋은 장면을 여럿 만들었다. 전반 17분 오바메양이 라카제트에게 헤딩으로 공을 넘겨주며 찬스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기회를 골로 마무리하지 못했고, 후반전 4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에메리 감독이 UEL 토너먼트에서 탈락의 쓴맛을 본 것은 무려 7년 만이다. 2011/2012시즌 발렌시아를 이끌 당시 4강에서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 당한 패배가 마지막으로, 이후 에메리 감독은 UEL 토너먼트에서 19개 팀을 모두 제압했다. 그러나 20번째 팀 첼시의 벽은 넘지 못했다.

지독한 징크스다. 아스널은 유독 유럽대항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 1994년 위너스컵 결승에서 파르마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 마지막 유럽대항전 우승이다. 이후 4차례나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에메리 감독이야말로 아스널의 무관 징크스를 깨줄 적임자로 여겨졌지만, 이번에도 상황은 반복됐다.

에메리 감독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에메리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결과가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작은 한걸음을 내디뎠다”면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첼시가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팀이었다. 첼시는 우승할 자격이 있다”면서 패배를 받아들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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