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토트넘은 제 마음에 있는 팀인데, 제가 완벽하게 객관적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결승전에서 현지 해설을 맡은 이영표 해설위원은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UCL 결승을 다룬 KBS 스포츠토크쇼 ‘이광용의 옐카3’ 녹화를 마친 뒤 ‘풋볼리스트’와 만난 이 위원은 “아무리 중립을 지키려고 해도 완벽하게 중도를 걷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라며 “모두가 경기를 즐겨야 한다. 리버풀팬들도 기분이 나쁠 이유가 없다. 방법이 하나 있다. 같은 시간에 중계하는 장지현 해설위원 방송을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꼭 그렇게 써달라. 이렇게 말했는데도 ‘편파’라고 욕을 하는 분들은 없을 거다”라며 웃었다.

 

이 위원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3시즌(2005~2008)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기에 UCL 결승전을 보는 마음이 더 애틋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토트넘에는 후배 손흥민이 뛰고 있다. 이 위원은 최근 영국을 찾아 UCL 결승전을 준비하고 있는 토트넘을 지켜보고 손흥민을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해설을 안 한다고 했었는데 이번 경기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다. 무엇보다 토트넘이 UCL 결승전을 치르는 것을 현지에서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꿈의 무대에서 손흥민이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위원은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오랫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기 어렵다. 선수들은 경기 체력이 따로 있다고 이야기한다. 케인은 이 경기 체력이 완벽할 수 없다. 80%도 보여주기 어렵다. 결국 변수가 있는 케인을 먼저 넣기 보다는 후반에 조커로 넣는 게 더 안정적으로 경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서는 함께 ‘이광용의 옐카3’에 출연한 한준희 해설위원도 같은 생각이었다. 한 위원은 “케인이 선발로 나서더라도 손흥민이 함께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상으로 빠졌던 해리 윙크스가 좋은 컨디션을 회복했다면 무사 시소코와 함께 중원을 구성할 확률도 적지 않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위원은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리버풀이 앞서지만 결승전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올 시즌 두 번 만나서 모두 리버풀이 2-1로 토트넘을 이겼다. 두 팀 간의 전력 차이가 딱 그 정도라고 본다”면서도 “결승전은 단판이다. 심리적인 영향도 크게 작용한다. 토트넘도 좋은 팀이기 때문에 우승할 가능성도 충분히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가 우승하든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과도 인연이 있다. 이 위원은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클롭과 함께 했었다. “대개 감독들은 공격이나 수비 둘 중 하나에 집중해 전략을 세운다. 클롭은 다르다. 우리가 공을 잡으면 100% 공격에 가담하며 집중하고, 수비할 때는 100% 수비하라는 지시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과 한 위원이 출연해 UCL 결승과 손흥민에 관해 이야기한 ‘이광용의 옐카3’는 5월 31일에 공개된다. ‘한국시간으로 2일 새벽에 열리는 UCL 결승전은 SPOTV’와 ‘SPOTV+’에서 각기 다른 해설위원 버전으로 중계된다. 현지에서는 이 위원이 중계를 하고, 한국에서는 장지현 해설위원이 해설을 맡는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UCL 결승전은 축제다. 저마다 즐기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모두 즐겁게 UCL 결승전을 즐기길 바란다”면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리버풀팬들은 장 위원이 해설하는 경기를 보시라”며 활짝 웃었다.

 

사진=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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