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 김정용 기자= 한국이 포르투갈에 패배했지만, 후반전 교체 투입돼 공격력을 끌어올린 엄원상은 자신의 능력을 세계 무대에 보여줬다.

25일(한국시간) 폴란드의 비엘스코비아와에 위치한 스타디온 미예스키에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1차전에서 한국이 0-1로 패배했다. 전반 7분 트린캉에게 골을 내줬다.

엄원상은 후반 13분 전세진과 교체돼 들어간 뒤 한국의 공격을 한층 활발하게 만들었다. 선발 공격수들보다 윙어에 가깝고 스피드, 돌파력이 장점인 엄원상은 포르투갈 수비진을 흔들며 틈을 벌렸다. 엄원상의 크로스가 조영욱에게 연결됐으나 골이 나오지 않은 장면이 있었고, 반칙으로 선언되긴 했지만 수비수 디오구 레이테를 드리블로 제쳐내기도 했다.

경기 후 엄원상은 “한국부터 이 첫 경기를 코칭스태프와 우리가 다들 제일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아쉽게 원한 결과가 아니지만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감독님도 많이 격려해주신다. 잘 준비해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국은 전반 초반 허둥대다 실점했지만 그 뒤로는 준비한 대로 수비적인 경기 운영에 성공했다. 엄원상은 “우리가 준비한 선수비 후역습이 잘 나왔다. 실점이 적었다는 게 중요하다. 마무리 측면에서는 공격수들이 분발해야 한다”며 1실점이 아니라 무득점이 문제고,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초반 경기 운영에 실패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준비한 건 우리 진영으로 내려서서 상대방이 들어서면 그 공을 빼앗아 카운터어택을 하는 거였다. 선수들이 할 만하다고 느껴서 전방압박을 시도했다가 역습의 빌미를 준 게 실점이 됐다. 미팅을 통해 새로운 전술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원상은 자신의 경기력에 아쉽다는 평가를 했다.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으므로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다고 했다. “아쉽다고 생각한다. 내가 들어간 뒤 우리에게 찬스가 있었는데 공격수로서 찬스를 못 살려서 수비 등 팀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공격 포인트를 하나 올려서 팀이 승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자신의 전술적인 역할은 “내가 들어가면 다른 선수들보다 공간이 많이 난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뒷 공간을 침투하는 걸 정정용 감독이 많이 요구하셨다. 사이드로 나갔다가 안쪽으로 가면서 이강인, 김정민같이 킥 좋은 선수들의 패스를 받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엄원상은 다음 경기에선 선발로 뛰고 싶다는 의욕을 밝혔다. “월드컵이라 긴장도 되고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그러나 벤치에서 전반전 동안 다른 선수들이 뛰는 걸 보면 솔직히 나도 빠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음 경기는 솔직히 선발 욕심이 난다. 아직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포백이나 우리 팀이 잘하는 전술을 쓴다면 기회가 많이 올 것 같다.”

엄원상이 주로 상대한 선수는 포르투갈 레프트백 루벤 비나그레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의 울버햄턴원더러스에서 뛰는 선수다. 엄원상은 “솔직히 상대 선수의 팀을 보면 긴장도 된다. 부담은 별로 없지만 분석해 보면 좋은 선수다. 그러나 막상 경기 들어가면 우리가 잘 하는 걸 하면 충분히 할 만했다”며 “솔직히 경기하면서 울버햄턴이라는 큰 팀의 선수라는 건 그다지 느끼지 못했다. 한국에서 만나 온 선수들도 좋은 선수들이다. 막상 해 보니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드리블이 한 번 성공하면 '나도 하면 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드리블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다고 했다.

엄원상이 꼽은 호흡이 잘 맞는 동료는 김정민이다. 엄원상은 “정민이와 고등학교 3년을 같이 다녔다. 정민이 스타일을 잘 알고, 정민이 패스가 편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민이는 나와 다르게 A대표 경력이 있다. 많은 분들이 정민이는 더 잘 해야 한다고 보시는 것 같다. 정민이는 다음 경기를 더 기대하게 하는 선수다”라며 사람들의 높은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을 거라는 응원을 보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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