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 김정용 기자= 끝없이 내리는 비 때문에 훈련장이 침수된다. 한국이 머물고 있는 폴란드 남부의 비엘스코비아와에서는 드문 일이다.

23일(현지시간) 아침에도 ‘2019 폴란드 U20월드컵’ 한국 경기가 열릴 비엘스코비아와에 비가 쏟아졌다. 21일 시작된 비는 22일 낮에 종종 잦아들었을 뿐, 사흘 동안 계속 쏟아졌다. 현지 번호를 쓰거나 로밍을 한 한국인들의 휴대전화에도 ‘뇌우가 쏟아지고 있어 침수와 정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무 아래에 숨지 마십시오. 가능하다면 자택에 머무르십시오’라는 살벌한 내용의 재난 문자가 여러 번 왔다.

이 지역에서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한 카페 주인에게 물어봤더니 “작년에는 4월부터 6월까지 거의 매일 해가 내리쬐었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건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불편해 죽겠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인 듯, 비엘스코비아와 주민들은 장대비가 낯설어 보였다. 비가 쏟아지는 걸 뻔히 알면서도 우산 없이 아들을 데리고 나와 길을 걷는 아버지, 바람막이에 레깅스만 입고 자전거로 시내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숙소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눈대중으로 세어봤더니 우산을 쓴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이 대략 반반이었다.

비는 축구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22일 훈련장을 급히 바꿔야 했다. 21일 저녁부터 비가 쏟아지는 걸 보며 훈련장 사정을 신경 쓰던 선수단은 예정돼 있던 훈련장이 침수됐다는 걸 전해듣고 급히 다른 공식 훈련장을 잡았다. 비엘스코비아와에 배정된 훈련장이 4개라서 한 군데 침수돼도 큰 문제는 없지만 신경은 쓰인다. 한국이 훈련하는 동안 빗줄기가 가늘었던 건 다행이지만, 훈련을 마무리할 즈음 갑자기 굵은 빗줄기가 떨어졌고, 선수들은 헐레벌떡 버스에 올라 젖은 상의를 훌렁훌렁 벗어던졌다. 가장 마지막으로 버스에 탄 이강인이 가장 심한 비를 맞아야 했다.

한국의 상대팀 포르투갈도 같은 숙소, 같은 지역 훈련장을 쓰고 있기 때문에 공평한 상황이다. 일기예보상 24일까지 계속 비가 쏟아지고, 경기 당일인 25일에는 비가 그치고 종종 해가 뜰 것으로 예정돼 있다. 비가 오는 동안 낮 최고기온이 15도 이하였다가 경기 당일에는 20도가 넘을 전망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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