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지난 7년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정상 자리를 동아시아 팀들에 내줬던 서아시아가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선봉장에 나선 건 사우디아라비아다.

‘2019 ACL’ 16강 진출 팀이 모두 확정됐다. 사우디의 선전이 특히 눈에 띈다. 사우디는 알나스르와 알이티하드, 알힐랄, 알아흘리 등 ACL에 참가한 4개 팀이 모두 16강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서아시아 팀들에 주어지는 8자리 중 절반을 사우디가 차지한 것이다. 알힐랄이 C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알나스르, 알이티하드, 알아흘리는 각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서아시아는 그동안 동아시아에 밀려 ACL 무대에서 좀처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알사드(카타르)가 승부차기 끝에 전북현대를 꺾고 정상에 오른 2011시즌이 서아시아에서 가장 최근 우승팀이 나온 시즌으로, 이후 7년간 ACL 우승컵은 동아시아 팀들의 몫이었다.

동아시아의 독주가 이어지자, AFC는 2014년부터 서아시아 팀과 동아시아 팀이 4강에서야 만날 수 있도록 ACL 규정을 변경했다. 그러나 달라진 규정에도 동아시아 팀들의 독주는 계속됐다. ACL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서아시아는 이번 대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물론 4개 팀 전원이 16강에 진출했다고 해서 우승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 확률은 증가할 수 있지만, 축구는 확률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최근 ACL 10시즌을 살펴봐도 4개 팀 모두가 16강에 진출한 리그에서 우승팀이 나온 것은 2010시즌 한국(당시 성남FC 우승)이 유일하다.

그러나 최근 서아시아 축구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서아시아 팀들의 활약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에서도 도드라졌다. ‘2022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뒤 과감한 투자를 해온 카타르가 아시안컵 정상에 올랐고, 이란과 개최국 UAE도 4강에 오르며 활약했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기세를 ACL에서도 이어가겠단 각오다.

4개 팀을 16강에 진출시킨 사우디가 판도를 바꾸고 서아시아의 자존심을 회복에 앞장설 수 있을까. 서아시아 팀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2011시즌에도 사우디 4개 팀이 모두 16강에 진출한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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