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 김정용 기자= U20 대표팀은 산속 외딴 숙소와 시골 동네 가운데 있는 훈련장을 오가며 생활한다. 상쾌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제외한 시간에는 놀이를 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폴란드의 비엘스코비아와 외각에 위치한 대회 지정 훈련장에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본선 대비 훈련을 가졌다. 훈련 장소는 시골 동네 한가운데 동떨어져 있었다. 이 지역 팀들에게 배정된 축구장 4개 중 하나다. 한국은 대회 지침에 따라 매일 다른 훈련장을 쓴다.

훈련장보다 더 동떨어진 건 숙소다. 한국 숙소는 비엘스코비아와 시내가 아니라, 도시를 벗어나 산등성이에 있는 스파 리조트 호텔이다. 이 호텔 투숙객은 한국과 포르투갈 선수단이 대부분이다. 이 지역은 여름이 비수기다. 호텔 내 각종 시설에도 사람이 거의 없다.

선수들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만족스럽다”고 말하지만 하루 중 축구 훈련에 들어가는 시간은 일부분이다. 나머지 시간 동안에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너무 따분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면 훈련 의욕도 떨어지기 때문에 놀거리를 잘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보통 선수들이 시간을 때우는 대표적인 방법이 근처 카페에 가는 건데, 이번 숙소는 카페조차 갈 수가 없다.

가장 많이 즐기는 여가는 축구 게임이다. 한국에서 가져온 플레이스테이션이 큰 역할을 한다. 김정민, 오세훈, 이광연 등은 ‘피파’ 게임을 한다. 수비수 이재익은 ‘위닝일레븐’ 게임을 한다. 양대 축구게임 중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휴식시간에 파가 갈린다.

휴식 시간에 놀거리가 필요한 건 코칭 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이재익은 “쌤들도 같이 할 때가 있다. 위닝에 한 번씩 끼셨는데, 다들 약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정정용 감독은 선수단 내 당구 1인자다. 당구, 포켓볼, 탁구 등 가벼운 운동 역시 휴식 시간을 보내기 위한 주요 종목이다. 정 감독은 어린 선수들 앞에서 당구 구력을 뽐냈다. 선수들 중에서는 당구 달인이라고 할 만한 선수가 딱히 없다.

새 숙소로 옮긴지 이틀째였던 20일(현지시간)에는 하도 심심한 나머지 일부 선수들이 놀이를 찾아 모험을 떠났다. 전세진, 고재현, 이지솔, 이규혁, 이재익이 호텔 주위를 돌아다녔다. 적당한 높이에 매달아진 줄을 찾았을 때는 림보를 했다. 깡통을 주워 추억의 깡통차기도 했고, 도둑잡기도 했다. 그러나 깡통차기나 도둑잡기를 할 때는 부상 위험을 신경쓰느라 전력으로 승부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이재익의 증언이다.

이상준은 룸메이트 이광연을 놀려주는 것이 요즘 취미생활이다. “광연이가 드라마 ‘보이스’를 보고 있다. 나는 나온 부분까지 다 봤다. 광연이 옆에서 이후 내용을 ‘스포’해주는 재미로 살고 있다. 광연이가 화 많이 낸다”고 말한 이상준은 ‘가해자’라는 자신의 처지를 망각한 듯 “광연이, 요즘 화가 많아졌더라”라며 남 일처럼 이야기했다.

자유시간에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상대 분석이다. 한국이 25일 만날 첫 상대 포르투갈은 대회 최강팀으로 꼽힌다. 한국 선수들은 폴란드로 건너오기 전부터 각 선수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아 개별 분석 중이다. 종종 팀 미팅을 통해 합동 분석도 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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