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패스 마스터’ 차비 에르난데스(39)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작별을 고했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알사드(카타르)와 페르세폴리스(이른)의 ‘2019 ACL’ D조 조별리그 6차전 경기가 펼쳐졌다. 이 경기는 페르세폴리스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페르세폴리스는 승점 7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고, 일찌감치 16강을 확정지었던 알사드는 D조 1위를 지켰다.

이 경기는 차비의 은퇴 경기였다. 차비는 지난 3일 2018/2019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선언했다. ACL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마친 뒤 알사드와 계약을 마무리하기로 했고, 결국 그라운드와 작별을 약속한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스페인 ‘아스’는 21일 “차비가 페르세폴리스전에서 알사드 유니폼을 입고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면서 “차비가 그라운드와 작별하는 모습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며 차비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경기 전에는 차비의 은퇴 행사도 마련됐다. 기념 트로피와 자신의 등번호 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아든 차비는 동료 선수들과 축구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이 과정에서 차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선 정우영도 팀 동료 차비의 뒤에 서서 박수를 보냈다.

지난 1991년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한 차비는 이후 24년간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패스 마스터’란 별명을 얻은 차비는 바르셀로나 황금세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만 총 767경기로, 스페인 라리가 8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회, 코파 델 레이 3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기록한 득점도 85골이나 된다.

그러나 차비는 2015년 여름 바르셀로나를 떠나 알사드로 이적했다. 실력은 카타르 무대에서도 녹슬지 않았다. 차비는 이번 시즌 알사드가 6년 만에 카타르 스타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데 일조했고, ACL 무대에서도 활약하며 알사드의 D조 선두 수성에 큰 힘을 보탰다. 선수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떠난 것이다.

차비는 경기 종료 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내가 축구선수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날이다. 열정적으로 축구를 했던 어린 시절이 아직도 기억난다. 이제는 39세의 나이가 됐다. 축구를 향한 열정을 그때와 변함이 없다”면서 “감사하다. 그동안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경기장에서 공을 차는 기분을 오래오래 간직할 것”이라며 마지막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그라운드를 떠난 차비는 지도자로 변신할 계획이다. 곧바로 바르셀로나에 합류해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지만, 차비는 “뛰기 전에 걸음마부터 배워야 한다”며 차근차근 지도자의 길을 밟아가겠다고 답했다. 

사진= 알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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